삼성, 황유미 10주기에 본관 정문 폐쇄…직업병 해결 1만 서명 거부

반올림 “삼성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으로 사망한 황유미 씨가 사망한 지 오늘로 10년이다. 시민 11,299명이 10년을 기리며 직업병 문제 해결에 서명했지만, 삼성은 정문을 폐쇄한 채 서명을 받지 않았다.

[출처: 김한주 기자]

[출처: 김한주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6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1,299명의 서명을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은 11시 반올림의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전부터 서초사옥 정문을 폐쇄했다. 11시 50분께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조희주 사회변혁노동자당 공동대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서명지를 전달하려 했지만 삼성은 철문을 열지 않았다.

시민들이 철문 앞에서 약 30분간 기다린 끝에 삼성 보안담당관이 나왔지만 “미래전략실은 해체됐고, 여기(서초사옥)엔 삼성전자 관계자가 없다”고 전했다.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보안담당관에 “말로만 해체”라며 “삼성이 진실하게 말한 적이 있었느냐”며 삼성전자 관계자가 나와 서명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삼성은 끝내 철문을 열지 않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는 서명지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올림 농성장에 보관키로 하고 12시 30분쯤 철수했다.

조대환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사무국장은 “황유미 10주기에 삼성은 또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막았다”며 “농성장을 차리고 500일을 기다렸다. 더 많은 시민 의견을 모아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10년의 기다림… 노동자 빠진 삼성의 쇄신안

황상기 씨는 기자회견에서 “2007년 3월 6일 유미가 병원 치료를 받고 돌아오던 길, 내가 운전하던 택시 안에서 숨졌다”며 “유미가 병에 걸린 이후 10년 동안 (삼성에) 사과하라고 했는데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또 3달 전 이재용 부회장은 국회에서 ‘딸 둘 가진 아버지로서 (직업병 피해)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삼성은 언론을 통해 (직업병 피해자에) 1천억 원을 보상했고, 조정권고안을 지켰다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삼성이 조정위원회 3대 의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2015년 12월 보상 절차가 끝나기 전 (기초생활) 수급자 처지인 피해자들이 합의 종용과 회유에 못 이겨,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몰라 합의했다”고 호소했다.

반올림은 조정권고안 17개 조항 중, 삼성이 수용한 조항은 보상에 대한 부분이며, 이마저도 일부만 수용해 피해자 상당수가 삼성의 보상절차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은 20대 국정감사에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화학물질 안전진단 보고서를 일부 삭제하고 제출했다”며 “후에 본 의원실에 원본을 제출했는데, 삭제된 내용은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 안전교육을 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국회는 삼성의 보고서 위조, 변조를 검찰에 고발하고, 삼성 직업병 청문회를 열기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는 “삼성을 위해 일한 죄밖에 없는 79명의 (반도체 직업병) 희생자에게 송구스럽다”며 “삼성이 2월 28일 발표한 경영쇄신안엔 직업병 피해 사과, 노동자 건강권, (직업병) 예방책이 없다. 79명 이름 하나 부르지 않고 재발방지책 제시하지 않는 한 (피해자들은 삼성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올림은 삼성에 △직업병 피해 공개 사과 △피해자 배제 없는 투명한 보상 △재발방지대책 이행 △반올림과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사회변혁노동자당, 녹색당, 강병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반올림은 6일 저녁 7시에 삼성 서초사옥 부근에서 고 황유미 10주기 추모문화제를 진행한다.

2007년부터 삼성반도체, LCD 공장에서 직업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79명, 피해자는 230여 명이다.

[출처: 김한주 기자]

[출처: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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