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의 행진 시작된다…‘우리의 봄, 권리를 위해’

4월 22일 전국 청소노동자 서울로 결집, 시민 2천여 명도 결합할 예정

오는 4월 22일 전국 청소노동자들이 서울에 모여 대행진에 나선다. 저임금과 차별, 폭언에 시달리는 청소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청소노동자 행진은 2010년 처음 시작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5회 청소노동자 행진 준비위원회(준비위)’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노동자의 노동 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4월 행진과 다양한 행사 계획을 밝혔다.

준비위는 기자회견에서 청소노동자를 위한 5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식대, 복지 등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 △용역업체 변경 시 포괄적 고용승계 △간접고용 사용금지, 정규직 고용 법제화 △노조 탄압 중단, 자유로운 노조 활동 보장이다. 이 5개 요구안은 지난 3월 3일 청소노동자 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으로, 이후 준비위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청소노동자의 봄을 위해 권리를 꽃피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저임금, 용역, 차별, 무시 등 청소노동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모든 것들을 청소해야겠다”며 “최저임금 1만 원, 생활임금, 2년마다 바뀌는 용역업체가 아닌 매일 새벽 출근하는 건물의 직원으로 일할 권리, 폭언과 성희롱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권리, 일하다 다치면 보상받고 치료받을 권리, 노조할 권리를 찾아 한 명의 노동자로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기어이 꽃피워야 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발언 중인 이경자 연세대 청소노동자

이 자리에선 청소노동자이 직접 겪은 각종 부당한 일들을 밝히기도 했다. 이경자 연세대 청소노동자는 “첫해 월급이 63만 원이었는데 사측은 최저임금을 맞추려고 1년 퇴직금을 12달로 나눠 월급에 보탰다”고 저임금 문제를 꼬집었다. 이 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를 만든 지 벌써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용역 소속이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행진을 통해 우리 현실을 알리고 유령이 아닌 당당한 청소노동자라는 것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미옥 우체국 청소노동자도 우정사업본부가 밥값과 경영평과성과급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황 씨는 “간접고용이라는 이유로 공무원들과 달리 밥값도 안 나오고, 3월에 나오는 경영평과성과금도 받지 못한다”며 “밥값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권리인데 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빈익빈, 저임금, 차별 등 청소노동자가 겪는 적폐를 청소하는 퍼포먼스

준비위는 4월 청소노동자 행진을 위해 선전전과 청소노동자 실태 조사 등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노동자를 직접 만나 청소노동자 요구를 알리고 행진 참가를 독려할 예정이다. 또 서울지역 100여 개 주요 건물 청소노동자의 노동 현황을 알아보는 조사를 시행한다.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 한 달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자회견이나 토론회에서 밝힐 예정이다.

준비위는 다가오는 대선 시기에 대선 후보에게 청소노동자 요구안을 전달하는 간담회와 정책토론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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