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조기퇴근 시위 “여자라서 3시부터 무급노동”

3.8 세계여성의 날 “싸우는 여자가 세상을 바꾼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광화문에서 여성노동자 집회가 열렸다.

여성노동자 수백 명이 8일 오후 3시 광화문에서 열린 ‘3시 조기 퇴근 시위’에 참여했다. 여성노동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3시부터 무급노동”이라며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주장했다. 여성노동자의 조기 퇴근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 김한주 기자]

[출처: 김한주 기자]

여성노동자회는 “남성이 받는 임금을 100이라 했을 때, 여성이 받는 임금은 64 수준으로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1위”라며 “1일 근로시간인 8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해 살펴보면, 여성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한다”며 조기 퇴근 시위 취지를 밝혔다.

시위엔 다양한 여성 노동자가 참여해 현실을 폭로했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 김승연 조합원은 “남자인 사장이 내게 스타킹을 신고 일하라 했고, 퇴근하면 스타킹을 내게 주고 가라고 했다”며 여성노동자의 성폭력 피해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사업장은 대부분 젊은 여성을 고용한다”며 “사장은 ‘을’인 여성 노동자를 지배하고, 성적 대상으로 소비한다. 손님들도 폭언, 성희롱을 일삼아 여성 알바들은 일상이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서비스 바우처 노동자인 임혜숙 씨는 “보건복지부는 (돌봄 노동자에) 효 나누기를 추켜세우면서 최저임금을 준다”며 “장애인 보조 노동자 임금 수준은 최저임금도 안 된다”며 “이런 돌봄 노동자 임금은 국가가 홀대하는 요양, 보호 가치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 6명 중 5명은 최저임금 선에서 생존을 위해 씨름하고 있다.

콜센터 노동자인 현희숙 씨는 무분별 해고를 막기 위해 노조를 만들다 해고됐다고 밝혔다. 현 씨는 “콜센터는 대부분 외주화됐다”며 “외주화된 콜센터에서 파견 근무 요청이 와도 출산, 육아로 인한 여성 노동자는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노동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예전보다 더 임금이 낮고, 더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노동한다”며 “또한 중장년 여성의 임금은 가계 보탬을 위한 부수입 정도로 여겨지며, 일자리 역시 보조적인 역할을 준다. 이 땅의 여성은 시기를 막론하고, 생애주기 전반에 차별과 착취를 겪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여성노동자들은 “일하는 여성은 여성에게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선의제 10만 인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여성노동계는 4대 의제, 10대 요구를 내세웠다. 10대 요구는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출산 휴가 및 육아 휴직 실효성 강화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직장 내 성희롱 기업주 책임 강화 △감정 노동, 근골격계 질환 예방 대책 △고용보험 대상 확대 적용 등이다.

‘3시 조기 퇴근 시위’ 참가자들은 오후 3시 반부터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출처: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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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 여성노동자 , 여성노동 , 페미니즘 , 임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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