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공농성 이틀차 “장기화도 대비 중”

“취업 봉쇄 블랙리스트 뿌리 뽑아야”

고공농성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고공농성 기간 블랙리스트를 뿌리 뽑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며 “장기전도 예상한다”고 밝혔다.

11일 새벽,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과 이성호 대의원은 울산 동구 남목고개 15m 고가다리 위에 올라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비정규직 철폐 △노조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폐지 △12명 하청조합원 고용승계 및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두 하청노동자가 고공농성을 단행한 데에는 특히 블랙리스트 문제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하청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들로 조직된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의 활동 경력이 있으면 조선소 취업이 원천 봉쇄된다. 2003년 설립과 동시에 업체 폐업 등의 방식으로 탄압 받은 노조는 블랙리스트 문제를 제기했지만 현대중공업은 블랙리스트 존재를 계속 부인해왔다.

두 노동자들은 고공 농성에 돌입하며 “조선소의 블랙리스트는 노동자의 숨통을 쥐는 자본의 무기이고, 노동권을 없애주는 업체들의 비밀병기”라고 비판했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은 12일 전화 통화에서 “현대중공업은 계속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발뺌하지만, 구직 활동을 해보면 원청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까지 원청이 개입한 증거들을 모아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조직부장은 40여 차례 취업에 실패한 경험을 소개하며 원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조직부장은 “워크넷, 고용센터, 업체 직접 방문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구직활동을 했지만 인적 사항이나 이력서를 보내면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하청 간부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업체에 거의 취업이 될 뻔 했지만, 총무가 돌연 ‘일감이 줄었다’고 뽑지 않았다”라며 “업체들이 원청으로부터 압박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조선소로의 취업이 막혀 장기 농성을 하거나, 20년 숙련 기술자들이 궁여지책으로 관련 없는 업체의 수습생으로 들어가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지부를 비롯한 울산지역 노동자 200여 명이 고공농성장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12일 오후 5시엔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지부가 주최하는 금속노조 전국순회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금속노조 울산지부, 민주노총 울산본부와도 구체적으로 투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도 구조조정, 노조 탄압에 맞서는 공동 투쟁 계획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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