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고공단식농성 22일차…이인근 지회장 건강악화로 긴급 후송

어깨 근육 및 인대 파열 의심…낮 12시 10분경 후송돼 진단 중

[출처: 공투위 제공]

광화문 고공단식농성 중인 이인근 콜텍지회장이 어깨와 목, 복부의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광화문 광고탑에 올라간지 22일차 되는 날이었다. 이 지회장은 담당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5일 낮 12시 10분 경 인근 녹색병원으로 후송돼 혈액검사 등을 진행 중이다.

[출처: 공투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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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철폐, 비정규직철폐, 노동3권쟁취 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에 따르면 이 지회장은 며칠 전부터 복부와 어깨, 목, 팔 부위의 심각한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 4일 밤부터는 몸을 움직이지 못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5일 오전 긴급하게 농성장에 올라가 진료를 진행한 의료진은 ‘어깨 근육, 인대 파열이 의심되며 지속적 저영양과 저혈당으로 인해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 지회장은 고공단식농성을 중단하고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담당의인 이보라 녹생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아주 좁은 곳에서 매달려서 생활을 해 근육 인대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정형외과적 정밀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지금은 안정이 최우선이라 오늘 당장 검사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의 혈당이 49 정도로 굉장히 낮았다. 이밖에 혈압, 전해질, 단백질, 알부민 수치 등이 낮아져 있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되 오랫동안 단식을 이어온만큼 최대한 천천히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22일 고공단식농성을 진행한 이 지회장은 체중 감량도 10% 정도 있었다. 농성 초기 56.5kg에서 현재 51kg까지 빠졌다.


공투위는 5일 오후 1시 이 지회장의 농성 중단을 발표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공투위는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40미터 고공 위 동지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1분 1초를 버텨내고 있다”며 “우리는 목숨을 걸고 내려온 이인근 동지, 지금도 고공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동지들의 뜻을 받아 더 큰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긴급 기자회견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등도 참석해 연대의 발언을 외쳤다.

백기완 소장은 “대통령 후보들은 이 곳 고공단식농성장으로 와서 힘내라고 소리 질렀어야 한다. 노동자 민중을 위해 뭘 했다고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라며 고공단식농성을 외면하는 정치권에 쓴소리를 했다. 이어 “촛불 시위는 한편으론 대통령 선거로 빠졌지만 한편으론 노동자 해방을 위한 싸움이 펼쳐졌다”며 “자부심을 갖고 싸움을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정부가 세워지는 한복판으로 들어가 노동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명숙 활동가는 “이인근 지회장은 거리에서 싸운지 이제 11년이 된다. 그는 22일 굶었지만 사실은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외치며 11년 굶은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연이은 노동자의 죽음은 행정부, 사법부, 법을 만든 입법부가 만든 살인”이라며 “최소한의 인간적 대접도 못 받고, 인간의 존엄성 정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리해고제와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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