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의 ‘노조파괴 시나리오’, 연극 무대에 올랐다

손잡고의 두 번째 연극 제작, <작전명: C가 왔다>

지난 2011년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일명 ‘노조파괴 시나리오’ 사건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악덕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의 이름은 <작전명: C가 왔다>. 노조 파괴 컨설팅을 대가로 회사들로부터 수십 억 원의 컨설팅 비용을 받아 챙긴 창조컨설팅과, 이에 공모한 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작전명: C가 왔다>는 시민단체 ‘손잡고’가 제작한 두 번째 연극이다. 손잡고의 첫 연극 작품인 <노란봉투>의 대본을 집필한 이양구(극단 해인 대표) 작가가 이번 작품에도 참여했다. 연출은 이동선(극단 몽씨어터 대표) 연출가가 맡았다.

작품은 노조파괴 공모자인 ‘창조컨설팅’과 ‘회사’, ‘용역회사’, 그리고 ‘제2노조(복수노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파업유도-직장폐쇄 및 용역투입-제2노조(복수노조) 설립-민주노조 무력화 및 제2노조 굳히기’의 패턴을 실행하는 공모자들을 희화화하고, 그들이 비인간화 되는 과정을 역설한다. 대표적 노조파괴 사업장인 ‘유성기업’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SJM과 갑을오토텍 등의 사건과도 오버랩 된다.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신종 노조파괴 기술들은 실화라는 점에서 더 섬뜩하게 와 닿는다. 특히 80년대 노조파괴 기술자인 ‘제임스 리’와 ‘창조컨설팅’의 만남은 ‘노조파괴’라는 부조리가 얼마나 끈질기게 기생해 왔는지를 드러낸다. 작품은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 안에서 벌어진 노조파괴 사건을 넘어, 자본이 주도하는 노조파괴 전략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한다.

이동선 연출가는 24일 열린 프레스리허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C’라는 존재는 ‘창조컨설팅’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캐피탈(capital)이라는 의미도 있다”며 “단지 창조컨설팅 하나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봤다. 시대와 형태는 다르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돼 온 부조리한 구조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양구 작가는 “과거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루었던 경험극의 방식에서 벗어나 공모자들을 등장인물로 전면에 내세우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며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건이라도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공연은 또 다른 새로움과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 <작전명: C가 왔다>는 오늘(25일)부터 6월 11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열린다. 구선화, 이승훈, 최영도, 성열석, 양윤혁 등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매주 일요일에는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며, 이 자리에는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맞서 투쟁해 온 노동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연문의 : 070 4233 7609
예매 : 인터파크 1544-1555 예스24 1544-6399 대학로티켓닷컴 1599-7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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