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동성애 인사 초청 강연에 자리 깔아 준 국회, ‘국제적 망신 자초’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2일 반동성애 행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대관 주선

  1회 생명, 가정, 효 세계대회 포스터

세계 곳곳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등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는 가운데, 한국에서 이른바 반동성애를 위한 국제 연대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자국에서도 외면 받는 해외 반동성애 인사들을 초청한 행사에 국회의원회관 장소를 제공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를 비롯한 보수 기독교계는 2일부터 4일까지 반동성애 행사인 ‘1회 생명, 가정, 효 세계대회’를 국회의원회관, 서울역 광장 등지에서 개최한다. 이른바 건전한 성윤리, 가족의 가치를 전파하는 국제적인 연대 조직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이다.

행사 첫 날인 6월 2일에는 피터 존스 트루스익스체인지(동성애 전환치료 단체) 대표, 티오 리안 국립싱가포르대학 법학과 교수, 안드레아 윌리엄스 영국 기독교법률센터 대표, 가브리엘 쿠비 독일 교수, 브랜트 맥버니 미국 기독교변호사협회 회장, 라일 셸튼 호주 크리스천 로비 전 대표 등이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전희경 의원이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대관을 주선했다. 행사 주최 측은 3일 서울역에서 ‘세계 가정 축제’, 4일 전국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아래 무지개행동) 행사 전 날인 1일 성명을 발표하고 반동성애 국제 행사를 개최한 보수 기독교계와 함께 해외 반동성애 인사 초청 행사에 장소를 알선한 전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지개행동은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해외 인사들이 이미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는 자국에서도 밀려난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무지개행동에 따르면 티오 교수는 국회에서 싱가포르 동성애 금지법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국내외로 비난을 받았고, 2009년 뉴욕대학교 로스쿨 임용 과정에서도 학생과 학장들의 반발로 스스로 임용을 철회했다. 윌리엄스 대표 또한 다양성 정책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영국 내에서 반동성애 행사를 취소당한 적이 있다. 전직 로비스트인 셸튼의 경우는 정치인 다수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호주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무지개행동의 주장이다.

무지개행동은 이러한 인물들에게 자리를 빌려준 전 의원이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2015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이른바 동성애 전환치료 등 차별선동 행사에 공공기관 장소를 빌려주지 말 것을 권고했으나, 전 의원은 이러한 국제 사회의 경고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무지개행동은 “미국 선교사 스캇 라이블리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의 차별선동 활동으로 피소 당해 현재 미국에서 재판 계류 중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선동하는 목사로 유명한 스티븐 앤더슨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보츠와나, 말라위에서 입국이 금지되었다.”라며 “그러나 한국 국회의원회관의 연단에 차별선동 인사들이 선다. 이들에게 한국 방문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며 ‘한국 국회 건물에서 개최한 행사에서의 연설’은 그들의 중요한 경력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지개행동은 “대만이 사법원의 혼인평등 결정으로 아시아 진보의 희망으로 각광받는 동안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 처벌한) 한국은 ‘동성애 단속’으로 27명을 체포한 방글라데시와 게이에게 태형을 집행한 인도네시아와 함께 아시아에서 (인권이) ‘후퇴’하는 국가가 됐다”라며 “이제 한국 국회건물에서 시대 착오적인 ‘국제 반성소수자 행사’가 개최된다. 한국 정부와 국회, 한국 사회는 이 상황을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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