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등, 청와대 앞 노숙 농성 돌입

유성기업, 동진오토텍, 현대기아차사내하청 노동자 “재벌개혁, 현대기아차 적폐청산부터”

현대기아차 비정규직과 노조파괴 사업장 등이 노동3권 보장 및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에 나선 노동자들은 대기업의 불법, 편법을 신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 서울 청운동주민센터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유홍선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

유성기업, 동진오토텍, 기아차 사내하청,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정부의 재벌개혁 첫단추는 재벌의 현행법 준수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노숙 농성에 돌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도 농성장을 차리고 노숙 농성을 전개한다.

노숙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은 신정부의 대응에 따라 농성 기한이 무기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약 20여 명의 노동자들이 청와대 및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는 7일부터 14일까지 결합할 예정이다.

김수억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정몽구 회장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 3권을 유성에서, 현대차에서, 유성에서 짓밟았고 노조를 불법과 폭력으로 파괴해왔다”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조 파괴 아래 고통 받다가 목숨 잃어야 했다”고 성토했다.

김 지회장은 계속된 불법 파견 확정 판결에도 정규직 전환을 이행하지 않는 현대기아차를 비판하며 “불법을 바로 잡는 것부터 재벌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몽구를 처벌할 의지가 있는지, 노조 파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지가 있는지 확답을 받겠다”고 밝혔다.

유홍선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은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는 ‘법원이 불법파견에 대해 최종 판결을 내리면 법을 이행하겠다’고 답변한 바있다”며 “현대차는 이미 2010년과 2015년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났기 떄문에 불법 파견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바로 이행해야 하고 불법 저지른 정몽구 회장 지금 당장 검찰 소환해 구속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영호 금속노조 유성아산지회장은 “노조파괴가 시작된 2011년부터 조합원들은 죽음으로, 약으로, 술로 연명하고 있다”며 “노조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더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지회장은 “원청인 현대차 구매부품 담당 이사의 차에서 노조 파괴 전략이 담긴 문건이 나오고, 기존 노조를 깨기 위한 복수노조 경과 보고 등이 담긴 이메일 등 증거들이 있었지만 검찰은 최근에서야 기소를 했다”며 늦장 수사에 나선 검찰을 비판했다.

현대기아차그룹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 하청업체 동진오토텍에서도 노조파괴가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는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재벌가문 경영권승계의 핵심 고리를 가진 회사로, 노조할 권리 자체를 봉쇄하려고 하는 등 그룹 차원의 노동탄압 개입의혹이 짙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정수용 울산동진지회 비대위원장은 “동진오토텍 임단협 교섭 중, 교섭이 끝난 후 원청이 보고 받는 정황들이 포착됐고 노조파괴 문건도 발견됐다”며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의 이름으로 현대글로비스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를 ‘현대기아차그룹 노무정책 전면개혁 투쟁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9일 청운동 저녁 집중투쟁 문화제, 12일 청계광장 중식시간 집중 피켓팅, 13일 광화문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14일까지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 청와대, 각 정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한다. 13일엔 노조파괴 현실을 증언하고 문제 해결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연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 경찰이 정몽구 회장 상징물 반입을 막아 잠시 소란도 벌어졌다. 기자회견에 모인 참가자들은 상징물을 들일 수 없다면 집회 신고한 청와대 앞 50m까지 가겠다며 행진을 시도했고 약 20분간 대치 상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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