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계열 17개 노조, 일자리 연대기금 제안

“문재인 정부 일자리 창출에 공감...사측은 묵묵부답”

금속노조 현대차계열사 17개 노조 대표자들이 현대기아차에 5,0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연대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17개 현대차계열사 정규직 노동자가 2,500억 원을 부담하고, 사측이 같은 금액을 부담하는 형식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금속노조 소속 17개 현대차그룹사 노조 대표자들은 20일 오전 금속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 연대기금’의 목적과 방법 등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제조업 혹은 자동차 산업 하청 중소업체 고용을 늘리는 데 사용되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 연대기금을 현대기아차그룹 노사가 함께 조성하자”며 “구체적인 기금 조성 방법과 그 운영 및 사용방안을 모두 노사가 함께하는 그룹사 공동교섭을 통해 합의하자”고 현대차그룹에 제안했다. 금속노조는 문재인 신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며 이같은 제안을 내놨다.

금속노조는 초기 자금으로 모일 5,000억 원은 초임 연봉 4,000만 원 수준의 정규직 1만 2,000여 명의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100일 계획'을 통해 '광주형 일자리' 확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으로, 연봉 4,000만원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완성차 공장 설립 사업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정규직 연봉 4,000만원 수준은 1차 부품사 신입사원 연봉 수준으로 설계했다.

아울러 노조는 매년 노사 공동으로 200억 원을 적립하자고 제안했다. 신정부의 정책과 연동하면 정규직 1,500명을 매년 늘려나갈 수 있는 규모라는 설명이다. 신정부는 중소기업 청년 2명 채용 시 추가 고용 1명의 임금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일자리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금속노조는 노사가 부담하는 초기 분담금 5,000억 원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법례에 따른 임금채권 중 일부로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가 공방 중인 통상임금 소송을 일자리 연대기금을 조성해 풀어가자는 것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그룹 약 9만3000여 명의 1인당 평균 임금채권 액수는 최소 2,100만 원에서 최대 6,600만 원까지 추산된다. 조합원 전체 약 2조에 가까운 임금 채권이 쌓여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다투는 소송에서 현재 2심까지 패소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20일 “금속노조는 받을 수도 없는 돈과 기업의 돈을 가지고 생색내기용 ‘이미지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노사분쟁만 8년째 이어가고, 그룹 측은 일부 계열사 사측이 패소한 소송까지 2심 3심 매달리며 막대한 이자 비용지불을 감수하고 있다”며 “노사가 소송에 매달리면서 노사 전체 100억 원의 소송비용 낭비를 이제는 중단해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매년 추가 적립하자는 200억 원은 매년 합의된 조합원의 성과급 일부를 떼서 만들고, 사측도 같은 금액으로 기여할 것을 제안했다. 제안대로 이뤄지면 조합원 1인당 연평균 10만 원 정도를 기여금으로 내게 된다.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은 일자리 연대기금을 포함한 원하청 상생, 비정규직 해소 등 현안 해결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공동교섭 테이블에 나올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80년대처럼 탄압, 억압, 회유, 협박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노사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위기가 닥치기 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미래 발전 전망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도 “비정규직, 불법 파견 문제 등 원하청 구조 개선하자는 논의를 해결하자는 게 집단 교섭 요구사항에 들어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집단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러한 제안을 담은 공문을 지난 12일 그룹사에 보냈지만 2주가 지나도록 답변을 못 받았다. 지난해 그룹사 공동교섭을 위해 7차까지 자리를 마련했지만 사측이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교섭은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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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기아 뭐가 필요한데 노조한테 이런걸 시키냐 산별노조 금속노조 속 보인다 그만 감춰라 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