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개 학교 비정규직, 6월말 총파업 돌입

6만 7천 명 참여...“무늬만 정규직인 무기계약직 철폐하라”

전국 1만 개 학교, 6만 7천여 학교비정규직노동자가 6월 말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은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말할 수 없다며, 무기계약으로 포장된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21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말 총파업을 선포했다. 연대회의는 5월 22일부터 6월 20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개표 상황에 따르면 조합원 5만 8,479명 중 4만 6,214명이 투표에 참여해 79%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89%가 쟁의행위 찬성에 투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5만여 명이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1만 명과 전국여성노조 7,000명은 오는 30일 총파업에 나선다.

연대회의는 2017년 임금교섭의 주요 과제인 근속수당 5만 원 쟁취와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근속수당 인상은 정규직과의 차별을 줄이기 위한 요구안이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10년 차 공무원 임금이 93만 원 인상되는 데 비해 학교비정규직은 정규직의 18% 수준인 17만 원이 인상된다.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17개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2017년 임금교섭을 1월부터 시작했지만, 기본급 3.5% 인상안 이외에 노조의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발맞춰 각 영역에서 비정규직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교육부와 교육청은 아무런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 약 70만 명 중 절반인 35만 명이 학교비정규직이다.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라는 통계도 있다. 연대회의는 이를 근거로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에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모인 연대회의 대표자들은 무기계약직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최근 정부 주도 일자리위원회 이용섭 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이라는 견해를 밝힌 것을 두고 “박근혜 정권의 악몽이 떠오른다”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2007년부터 일자리 안정을 꾀한다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약만 없을 뿐 제자리인 임금과, 점점 벌어지는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에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3년째 급식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무기계약으로 전환됐지만 매년 3월 2일마다 쓰던 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만 빼면 비정규직과 같다. 입사 한 달 차나 20년 차나 급여가 똑같고 노동하면 할수록 정규직과 임금 격차는 커지고 있다. 근속도 인정되지 않아 완전한 정규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학교비정규직노동자의 파업을 환영하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방학 때문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학교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농성은 그쳤던 적이 없다”며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의 없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이야기를 하는 것은 허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6월 29일 각 시도교육청 앞에서 근속수당 인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30일엔 연대회의 소속 3개 노조가 서울상경투쟁에 나서고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대회에 참가한다. 참가 예상 인원은 3만 명 정도다.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7월 또는 9월, 2차 총파업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2차 총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문재인 정부에서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박다솔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