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10일 남았는데 부양의무제 폐지 발표 없는 국정자문위...‘얘기 좀 합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논의하는 국정자문위에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촉구

출범 두 달을 앞둔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장애계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촉구하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아래 기초법공동행동)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아래 광화문공동행동)은 5일 오전,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에게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출처: 비마이너]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하게 된 문 대통령이 보완책으로 꾸린 대통령 직속 기구로 7월 15일 업무 종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활동 방향을 마련하게 될 위원회는 임기가 10일 남은 현재까지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계획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기초법공동행동과 광화문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안을 발표하긴 했으나 폐지가 아닌 완화만으로는 100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라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시일을 미룰 일이 아니다. 빈곤이라는 사회적 위협에 놓인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우선적으로 다룰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호태 동자동사랑방 대표는 "수 십 년간 얼굴도 못 본 자녀에게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가난한 노인들은 (수급비도 못 받고) 한 달에 20만 원밖에 안 되는 노인연금으로 살아가고 있다"라며 "이런 처지를 정부가 모를 리 없는데, 계산기 두드리며 자식이 있네 부모가 있네 하고 수급권을 주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자식들도 한 달에 백, 이백만 원 벌어 빠듯하게 먹고 사느라 도울 수가 없다. 자녀들 월급을 한 달에 수백만 원 주는 것도 아니면서 짐을 그들에게 지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미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협회장은 최근 협회를 찾은 상담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A 씨는 노숙인쉼터에 있다가 돈을 모아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갔지만 오랜 노숙 생활로 건강 문제가 생겼고 일자리도 마땅치 않아 임대료를 3개월 체납했다. 퇴거 계고장을 받아들고 협회를 찾아온 A 씨는 수급권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어머니에게 연락이 갈 것'이라는 담당 공무원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김 협회장은 "'십여 년간 떨어져 있던 팔순 노모에게 나를 부양해달라는 말을 부끄러워서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며 울먹이던 그분의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신현석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조직국장은 "국민의 삶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예산에 맞추는 복지 정책이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어제 박능후 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 보장'을 이야기했는데, 이는 단지 돈 몇 푼을 쥐여준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기본적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을 의미한다고 본다"라며 "문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대선 후보가 약속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더불어 복지정책의 철학과 가치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면담요청서를 제출하고자 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향하던 중 이를 가로막는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며 이후 요청서를 직접 받으러 나온 위원회 관계자에게 진입 금지 조치 경위에 관한 설명을 요구했다. 관계자는 "면담요청서에 관한 답변과 진입 금지 조치 경위를 내일 중으로 회신하겠다"라고 전했다.

[출처: 비마이너]

[출처: 비마이너]

덧붙이는 말

최한별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최신기사
기획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온라인 뉴스구독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귀하의 이메일로 주요뉴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