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노동자들 청와대 앞 기자회견까지 막아 충돌

“청와대 앞 농성, 돌아온 건 새 정권의 폭력 탄압”

경찰이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해 투쟁하던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침탈한 데 이어 기자회견까지 막는 일이 벌어졌다.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6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집회와 농성을 방해한 경찰과 종로구청을 고소하는 기자회견을 하려 했다. 그러나 경찰은 오전 10시 40분부터 노동자들이 몸자보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기자회견을 막았다. 몸자보엔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3권 쟁취’가 적혀있다.



공투위는 경찰에 보도자료를 보여주며 예정된 기자회견이라고 항의했으나, 경찰은 노동자들을 가로막고 농성장을 둘러쌌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공투위 간 실랑이가 1시간 넘게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경찰 지휘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막는 법적 근거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몸자보는 집시법 위반이고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결국 기자회견은 청와대 분수대에서 떨어진 효자로에서 진행됐다.


공투위는 오후 12시가 지나서야 효자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은 기자회견하는 것도 힘들다”며 “우리는 거리로 쫓겨나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대하는 문재인 정권의 태도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다를 바 없음을 청와대 앞에서 몸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투위는 “16일간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정리해고법 폐기하라고 농성한 노동자들은 경찰에게 맞고 밟혀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며 “정당한 집회 권리를 짓밟는 정권과 경찰의 행태는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투위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장, 서울종로구청장 등 6인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경찰과 종로구청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노동자 농성장을 5차례 침탈했다. 22일엔 햇빛을 가리는 농성장 그늘막을 강제로 탈취, 23일엔 경찰과 공무원이 현수막을 칼로 끊어 노동자가 저항하다가 어깨를 다치기도 했다. 24일엔 비를 피하려고 비닐을 준비했지만 설치하기도 전에 경찰이 압수했다.

심지어 노동자들은 경찰의 인권 침해도 빈번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분수대 앞길을 개방했지만, 공투위 노동자들만 통행을 제한, 몸조끼 착용을 이유로 화장실도 못 가게 막았다. 화장실을 가게 될 때 경찰이 화장실 건물 안까지 들어와 감시했다고 공투위는 전했다.

차헌호 공투위 공동대표는 “청와대 누구 하나 100m 앞에서 탄압받는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으러 나오지 않았다”며 “경찰은 비닐, 그늘막을 뺏어가고 노동자들의 권리는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우리를 거리로 내몬 정리해고, 비정규직 악법은 민주당이 만들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지고 거리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준영 변호사는 “공투위의 집회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경찰이 이를 방해한 행위는 집시법 위반”이라며 “또 노동자들의 통행을 공무원증 제시 없이 제한하며 기본 권리 행사를 막은 건 형법상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공투위는 지난 21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정리해고법 폐기 △노동법 전면 제‧개정을 통한 노동3권 보장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을 해왔다.

한편, 공투위는 청와대가 노동자들의 농성을 모르쇠로 일관해 청와대 앞 농성을 6일 마무리하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을 재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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