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 박탈 조례 제정 반대” 노점상인, 서울시의회 점거

강 의원, 수정 조례안 제출 약속했지만, 불신 여전

노점상인들이 서울시 의원회관을 점거하고 나섰다. 지난 9일 강감창(자유한국당) 서울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전통시장 거리가게 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노점상인들은 이 조례안이 노점상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항들로 구성돼 있다며 즉각 조례 제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31일 오전 9시,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회원 60여 명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로비를 점거했다. 이날은 276회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임시회가 열리는 날로 ‘서울특별시 전통시장 거리가게 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을 포함한 안건들을 심의하기로 돼 있었다.


노점상인들은 노점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례 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조례가 아닌 정책 협의를 통해 노점상 생존권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외쳤다.

김영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은 “서울시의 노점상 관련 행정은 이미 신뢰를 상실했다”며 “지난 7월 시작된 ‘노점상 가이드라인’ 논의는 노점상인들의 생존권을 침해해 노점 단체들이 탈퇴한 바 있고, 각 지역에 하달한 운영지침도 독소조항이 많아 강남, 중구, 마포 등의 지역에서 노점상 탄압이 극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기획경제위원회 임시회는 노점상인들의 시위로 30여 분간 늦어졌다. 안건처리 순서도 세번째에서 마지막으로 바뀌었다.

박성태 민주노련 정책국장은 “강감찬 의원, 조상호 기획경제위원장과 어제까지 두 차례 정도 면담했고, 강 의원이 노점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약속했다”며 “이를 어긴다면 조례 통과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노점 단체들과 두 번 만난 강 의원, 수정안 약속 지킬까

민주노련과 전국노점상총연합과 함께 강 의원에게 세 가지 수정을 요구했다.

해당 조례안 제2조는 ‘전통시장 거리가게’를 “전통시장 및 그 인접 지역에 있는 노점으로서 소규모 상품이나 용역을 판매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노점상 단체는 ‘인접 지역’이라는 표현이 행정청의 자의적인 재량에 의해 악용될 모호한 표현이라며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노점감축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실태조사’도 반대하고 있다. 노점상 실태조사는 금융정보공개, 거주지 등을 조사해 결과적으로 노점상인의 수를 감축시키는 역할을 했다. 일정 정도의 재산 보유가 드러나거나 거주지가 다를 경우 노점상을 못하게 되는 식이었다.

박 정책국장은 “강 의원에게 실태조사의 부작용을 전달했고, 전통시장 안 노점상 수와 취급 품목 정도의 현황만 조사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노점상 단체가 불공정하다고 문제제기한 ‘상생위원회’도 일부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조례안 제7조에 따르면 상생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한 19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은 시장이 임명하는데 이 중 노점 대표는 1인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관련 분야 전문가 중 노점상인의 처지를 대변하는 인물을 선정하거나 노점 대표를 일부 더 추가하겠다고 구두 약속을 했다.

최인기 민주노련 수석부위원장은 “수정안을 내놓는다고 했지만 지켜볼 일”이라면서 “제도적으로 규제하기보다 대화를 통해 노점 대책들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최 수석부위원장은 “수정안으로 상임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이후 개악될 가능성이 높고, 집행과정에서 악용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일 것”이라며 “노점상 수가 1/3로 급격하게 줄어든 현시점에 용역을 동원한 행정대집행을 당장 중단하고, 실질적 지원 방안부터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련은 오는 9월 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가 열릴 때까지 조례안이 수정되지 않거나, 폐기되지 않으면 결사 항전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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