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 집회 1천 명 운집

11월 대규모 민중대회 예정…“적폐 가득, 다시 촛불”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1천 명에 가까운 시민이 추모대회에 참가했다. 시민들은 경찰 물대포 책임자 처벌과 농정대개혁을 강하게 요구했다.

故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고인은 317일간 회복하지 못하고 2016년 9월 25일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정부의 사과를 받았지만, 아직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과제가 남아있다”며 “다시는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를 개최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출처: 김한주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고인은 불의에 항거하고, 진리에 주저함이 없었다”며 “고인의 마지막 외침은 단순한 생존권 요구를 넘어 한국 농업의 절규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장은 “촛불 혁명으로 시작된 새 시대에 새 정책과 제도를 세우지 않으면 적폐가 다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백남기 농민 1주기가 됐지만, 쌀값은 박근혜 때와 같이 30년 전과 같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패악에 사과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백남기 농민 1주기를 앞두고 국가폭력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가 있었지만, 너무 늦은 사과”라며 “이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수립으로 지체 없이 나아가야 한다. 또 정부가 2015년 11월 14일 부당한 공권력 남용을 인정한 만큼, 이날 민중총궐기로 수감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또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추모대회 앞서 열린 민중대회 “적폐 가득, 촛불 다시 다짐할 때”

이날 오후 7시 추모대회에 앞서 오후 5시 종로 르메이르 빌딩 앞에서 민중대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정부의 미온한 농정개혁, 비정규직 대책, 사드 반입 등을 비판했다.

전국 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영재 회장은 “백남기 농민은 우리 밀을 지키려 평생을 싸워왔던 분”이라며 “하지만 지금 우리 밀 자급률은 1%에 불과하다. 국정 100대 과제도 역대 정권 정책과 같았다. 얼마 전, 한 농민은 정부에 밀 종자를 신청하니 ‘밀이 남으니 종자 보급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요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말인가? 우리는 최소 농산비 보장, 식량 주권을 포함한 농정대개혁을 정부에 요구한다. 정부 의지가 없다면 촛불은 다시 타오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농에 따르면 지난 8월 쌀값은 지난해 동기보다 6.6% 하락한 13만 9천 원이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올해 쌀값 목표를 가마당 15만 원(1kg=1,875원, 밥 한 공기=187원)으로 설정했다. 이 가격은 20년 전 수준이다. 전농은 가마당 24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서 싸우는 노동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최성근 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장은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 1,400명은 다음 설 명절을 앞두고 다시 해고될 가능성에 처해 국회 앞에서 10일째 농성 중”이라며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비정규직 노동자는 아직도 노조 할 권리,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한뎃잠을 자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상덕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서울대병원은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왜곡하고 ‘국민의 병원’에서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며 “서울대병원 노동자는 지난 3년간 성과연봉제로 파업했고, 지금은 의료 적폐 서창석 병원장 파면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인기 빈민해방실천연대 수석부위원장은 “2년째 노점상들이 생존권을 위해 마포구청 앞에서 농성 투쟁 중이다”며 “노점상은 전국에서 땅값이 제일 비싼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생존권을 위해 몸에 사슬을 감고 용역 깡패와 싸우고 있다. 이는 박근혜 아닌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쏜 촛불이란 화살은 과녁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 아닌, 어둠을 뚫고 계속 나가야 하는 희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대표는 “미국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발언에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외치고 군사 압박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며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故 조영삼 선생이 남긴 말처럼 정부는 민중의 존엄을 짓밟지 말고 평화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중대회를 마친 시민 수백 명은 종로 르메이르 빌딩을 출발해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했다. 행진 중 미 대사관 앞에서 “사드 배치 철거하라” “전쟁 위협하는 트럼프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노동, 시민사회단체는 오는 11월 대규모 민중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곽이경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사회 현안에 대응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러 시민사회 단체들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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