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거스르는 서울시 장애인 복지에 ‘성토’ 목소리 쏟아져

복지 총량 증대 없이 선택권 강조하는 ‘개인예산제’ 비판...“사회서비스공단 중심으로 가야”

복지 공공성 확보를 통해 장애인의 탈시설-자립생활을 지원해야 하는 지자체의 당연한 책무가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특히 타 지자체에 비해 선도적으로 탈시설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서울시조차 최근 ‘장애인 인권증진 기본계획’에 “시설거주 장애인을 위하여 탈시설화가 최선의 대안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탈시설로부터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에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은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탈시설-자립생활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서울시가 시범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는 장애인 개인예산제가 오히려 공공성에 위배되는 것이라 지적하며, 이미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사회서비스공단의 안정적 추진을 통해 장애인 관련 서비스의 공공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중단, 사회서비스공단 통한 장애인활동지원 공공성 강화, 서울시 장애인예산 증액 등을 요구했다. [출처: 비마이너]

서울시는 올해 2월부터 연구용역을 통해 ‘서울시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열린 이 연구의 공청회에서는 서비스 총량을 늘리지 않고 개인예산제를 도입하는 것은 조삼모사에 불과하고 결국 공공성에 위배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서울시의 개인예산제 추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들은 단순히 선택권 강화를 위해 현재 사회서비스 운영구조와 예산의 총규모를 그대로 유지한 채 개인예산제를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활동보조서비스를 포함한 탈시설-자립생활 정책들은 사회적으로 공공재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서비스가 아직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보장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선택권을 강조하는 개인예산제는 여러 복지서비스에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 비판했다.

이들은 따라서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의 방향은 사회서비스공단 체계를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기준 전국 사회복지법인 1801개 중 가장 많은 수인 297개가 서울시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시기 서울시 사회복지법인 법인 당 평균 재산이 약 211억이고 평균 18개의 시설이 있다. 사회복지법인은 국가보조금을 받지만 사유재산으로 여겨져 감시가 어려워 석암재단 사건, 인강원 사건 등이 터져 나왔다. 이와 같은 장애인 서비스의 민간 중심체계를 깨야만 인권침해, 시설비리 등이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 매번 나왔다.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서울시에게 프리웰과 인강원에 대한 탈시설추진계획을 수립하라고 3년째 요구중”이라며 “더구나 두 법인 이사회에는 서울시가 파견한 이사도 있기에 공익법인에 대한 탈시설 공적 모델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추진을 사회서비스공단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탈시설하고 싶은 당사자가 시설밖으로 탈출하다시피 나오는 시대가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활동보조서비스의 경우,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립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민간 중개기관이 운영을 맡고 있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활동보조 중개사업을 하는 민간사업자들과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유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민간 중개기관들이 “기관에 따라서 국가의 지원 규모도 차이도 많이 나기에 수익이 나는 활동보조중개사업이 아니면 기관 운영도 힘들어지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면서 “장애인 복지의 기본적 수준 보장은 공적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 장애인활동지원(활동지원 24시간 지원 등), 장애인거주시설 퇴소자 정착금 등 서울시 장애인 관련 예산의 증액(약 340억 원)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진행된 면담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개안예산제 시범사업을 향후 예산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2018년 7월에 설립 예정인 사회서비스공단에 장애인활동지원사업도 포함하기로 했다. 탈시설 지원과 관련해서도 사회서비스공단의 별도 계획을 가지고 논의하기로 했으며, 활동지원 24시간 지원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 유사중복 사업으로 지적해 통폐합 지시를 내렸던 복지부가 기존 입장을 거둬들이는 공문을 보내는 대로 재개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기사제휴=비마이너]
덧붙이는 말

이 기사는 참세상 제휴 언론사 비마이너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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