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파업 돌입…대체인력 투입 후 사고 2건 발생

노조 인력충원 요구에 사측 어렵다는 견해만…서울시는 강 건너 불구경

“2년 전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9호선에서 일하다 왔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오게 됐냐고 물었더니 힘든 건 견딜 수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자기 입사 동기가 새벽에 출근하다 사고를 당했답니다. 대중교통을 운전하는 기관사가 정작 대중교통을 이용 못 하는 새벽 4시에 출근하다 사고를 당해 그 이후로 마음이 아프고 이렇겐 못 살겠다 싶어서 9호선을 탈출했답니다. 지옥철은 시민뿐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도 지옥이었습니다. 지옥엔 사람이 살지 않습니다. 9호선 노동자들이 비로소 이 지옥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권오훈 5678서울도시철도노조 위원장)

지하철 9호선 노동자들이 30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경고성 파업으로 12월 5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출처: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은 30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시민의 안정과 노동권 쟁취를 위해 총파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은 사측은 29일까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양측이 제시한 인력충원 규모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교섭이 결렬됐다.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은 승무, 역무, 기술 등 49명의 인력 충원을 요구하다 21명으로 양보안을 제시했다. 반면 사측은 2018년까지 15명을 충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박기범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위원장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9년이 걸렸다. 9호선 노동자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졸면서 운전하고, 식시사간에 밥 먹다 말고 민원 응대를 위해 뛰어나가기도 하고, 연속 밤샘 근무로 생활 리듬이 모두 파괴됐다”며 “우리는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 노동 생존권을 사수하고 지옥철을 우리 손으로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는 프랑스 운영사에 대해선 어떤 계약관계도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렇게 방치한 결과 납품비리가 판치는 모순만 남게 됐다. 효율성을 앞세워 민영화했지만, 현재 관리비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50억 이상의 위탁비용이 중복으로 발생한다. 노동자의 안전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재원으로 사용돼야 할 시민의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며 서울시가 이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오늘 지하철 9호선 파업 격려사에 나선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도 “전적으로 서울시의 책임”이라며 서울시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최 직무대행은 “9호선은 처음부터 예상 승객 인원과 인력 세팅이 잘못됐다. 25개 역 중 상시 10개 역에서 단 1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동종업종의 다른 기관사들보다 중노동에 시달린다. 상시 지속적이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하철 사고들은 민간위탁 때문에 일어나는데 운영을 프랑스 자본에 맡기고 이윤은 꼬박꼬박 바치고 그 책임은 시민에게 전가하고 있다. 서울시가 책임을 지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문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장도 파업에 지지를 보냈다. 지하철 9호선은 1단계 개화~신논현과 2단계 신논현~종합운동장 등 구간에 따라 운영사가 다르다. 2단계 구간은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운영권을 주고,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이 운영을 시행하고 있다. 김시문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장은 “9호선 1단계는 프랑스의 식민 노선이다. 몇 달 전, 서울시는 2단계마저도 프랑스 식민 노선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했지만, 필사적 투쟁으로 막아냈다. 프랑스 자본은 10억을 투자하고 수백억을 가져가는데 앞으로는 2단계를 넘어 수도권버스노선까지 가져가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측은 파업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대체인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서울시로부터 어떤 요구가 와도 연장 운행을 거부하고 다른 어떤 요구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은 총파업 투쟁결의문을 발표하고 “그동안 9호선은 시민에게 ‘지옥철’이 되었다. 그 9호선에서 일하는 우리 9호선 노동자들에게도 ‘지옥’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민간 기업, 금융투자자들의 이윤을 위해 장시간 중노동에 허덕였다.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9호선을 만들기 위해서! 인간답게 일하는 노동자들의 9호선을 위해서! 우리 노동조합은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파업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대체인력의 운전 미숙?…불안한 9호선

9호선 파업과 동시에 9호선 본선 운행에도 문제가 속속 생겼다. 오전 7시 열차가 20분 이상 지연되는 한편 2대의 열차가 운전을 중지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9호선운영노동조합 관계자는 “사측에선 열차 고장이라고 하지만 대체인력의 운전 미숙이 원인”이라며 “9호선이 타 열차에 비해 신형이라 열차 제어관리 시스템이 많이 다르고 신호체계 역시 다른데 최소의 교육만 받은 상태에서 투입됐기 때문에 간단한 조치로 끝날 일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9호선운영(주)는 30일 파업 관련 안내문을 공지하고 “고객의 안전과 열차이용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파업대비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해 필수유지업무 인력과 필요시 적정 지원인력을 바탕으로 이용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한 조합과의 지속적인 교섭을 통해 노사문제를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해 이용고객들의 걱정과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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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이용자

    난 지하철9호선 좋다. 편리하니까. 지옥철인건 서울시가 탓. 프랑스식민노선이란건 억지. 그런 논리면 우리나라 해외사업장 다 철수해야지.

  • 박군

    1단계는 민간자본의 노동력 착취가 겁나심하다는...
    2단계는 메피아와 교통공사의 퇴직자의 천국이라는
    ... 서울시는 참 머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