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주한 팔레스타인인들...“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안된다”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규탄 팔레스타인 연대 촛불행동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강력 규탄한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떠나라”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자유로운 팔레스타인)”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다”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을 바라보며 주한 팔레스타인인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주한 팔레스타인인들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등 반전평화연대(준)가 5일 저녁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주최한 촛불행동에 참여해 트럼프와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평화를 호소했다. 이날 행동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뒤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중동 지역 전체와 미국, 유럽 등지에서 불붙은 저항에 어깨 건 행동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기와 ‘프리 팔레스타인’을 수놓은 촛불 앞에서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을 왜 규탄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낱낱이 말했다.

새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것은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을 승인한 것”이라며 “이는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중동, 무슬림을 비롯해 우리 모두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땅을 빼앗긴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더 빼앗으려는가”라며 “이스라엘은 평화협상을 위해 인권 유린과 인종청소를 먼저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 출신인 팔레스타인인 마흐무드 씨는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서는 압바스 자치 정부와 하마스 간 단결이 우선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외세의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팔레스타인인은 “트럼프는 건너서는 안되는 선을 넘었다”면서 이에 대한 분노를 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상욱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양분되지 않는 이스라엘을 국시로 택한 것은 말도 안 되는 인권유린”이라며 “불법점령과 대량 살상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우리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참가자들은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집회를 연 뒤 미국대사관까지 행진했다. 동아일보 사옥 뒤편을 지날 때는 인근에 위치한 이스라엘대사관을 향해 “팔레스타인에서 떠나라”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등의 구호와 야유를 외치기도 했다. 반전평화연대(준)는 앞으로도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대응 외에도 팔레스타인 점령 중단을 위한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출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에 대한 승인이다.

우리는 침묵을 통해 이스라엘 군사점령의 공모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2017년 12월, 트럼프 미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 수십년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약속했던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미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돌연 위태로워졌다. 1967년 팔레스타인 전역을 군사점령한 이스라엘은 이후 동예루살렘을 자국 영토로 불법 병합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승인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 오랜 유예상태를 깨뜨렸다.

트럼프의 선언은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온갖 불법행위에 대한 상징적 승인이다. 트럼프 선언 후 이스라엘 집권 여당은 이스라엘이란 국가가 생기기 전부터 예루살렘에 살아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영주권을 쉽게 박탈할 수 있는 법안을 상정했고, 서안지구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 영토로 편입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한 이스라엘은 한국과 FTA 협상에서도 서안지구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이스라엘 원산지로 인정하라며 불법 영토 병합에 동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찢기고 빼앗기는 건 팔레스타인 땅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선언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살해하고,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군인들에게 돌을 던졌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을 군사법정에 세우고 있다. 또한 미국은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금조차 끊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이스라엘 군사 지원금은 늘렸다. 오랜 '교착상태'를 깬 트럼프의 선언은 팔레스타인 민중에게만 무거운 희생을 강요하며 이들의 삶을 뒤흔들고 있다.

우리는 트럼프 선언을 규탄한다. 그러나 트럼프 선언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유엔총회가 트럼프의 선언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법적 효력도 없을뿐더러, 언젠가 독립국가를 세우게 해 줄 테니 군사점령 하에 계속 살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실행하지 않은 약속의 연장에 불과하다. 약속이 지연되는 동안 이스라엘은 점령과 식민화를 강화해 왔다. 당장 지난 10년간만 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육·해·공을 봉쇄해 주민들을 고사시키면서도 세 차례 대규모 침공으로 4천명이 넘는 가자주민을 살해했고,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서는 전례 없는 속도로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추가 건설했다.

이스라엘이 군사점령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미국의 중동 정책에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가 휘둘리는 상황은 언제든 다시 올 것이다. 더 이상은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희생만을 강요하는 어떤 약속도 필요 없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즉각적으로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철수할 것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한다. 그런 다음에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미래를 논할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을 통해 이스라엘 군사점령의 공모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이미 수백 개의 유엔 결의안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이스라엘이 스스로 점령을 그만두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화와 협상으로 이스라엘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지금, 이스라엘이 점령을 끝내도록 만들 강력한 연대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서 있는 모든 자리에서 군사점령으로부터 해방을 향해 나아가는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연대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018년 1월 5일 반전평화연대(준)

※ 이스라엘의 군사점령, 인종청소 자세한 내용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http://pa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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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다. 이미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민족이며 축복된 땅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부정하면 안된다.

  • 혁명

    개독나그네는 꺼져라, 이스라엘 제국주의자들때문에 얼마나 많은 죄없늩 팔레스타인민중들이 학살당했는지 생각하면 이스라엘 공화국이야 말로 없어져야 할 국가다. 이스라엘 공화국은 시온주의를 국시로 내새우면서 반유태주의를 잉태하는 재앙일 뿐이다. 이스라엘 민중들과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연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