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자본에게 책임 물어야

[양규헌 칼럼] 인류를 위협하는 자본의 배설물

이상기후 현상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은 남부 북부를 비롯, 동부 전역이 폭설과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워싱턴의 기온은 영하 38도까지 내려갔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동부 6개주는 일주일 만에 30㎝ 이상의 눈이 내렸다고 하며, 체감온도는 영하 30~40도에서 최대 70도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상기온으로 지난주까지 미국에서 집계된 사망자만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18일에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영국,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에서 역대급 태풍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유럽과 한국, 중국도 이상기온은 비켜가지 않았다. 유럽은 지난 8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기온이 영하 41도까지 내려가는 등 120년 만의 한파를 겪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주 동부와 중부뿐 아니라 남부 광둥성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한파가 몰아치고 폭설이 내려 큰 피해를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일에는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눈이 내렸다. 사하라는 지난 40년간 2차례만 눈이 내린 것으로 기록될 정도로 드문데, 이번처럼 40㎝의 적설량을 보인 것 또한 새로운 기록으로 남는다.

[출처: www.popularresistance.org/]

사람이 살아가기 어려운 기후변화들

한국에서도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추위가 연말연시에는 양평, 철원지역에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한파로 역대 최강한파를 기록하며 모스크바보다 더 추운 한국이라는 역설을 낳았다. 어느 때보다 강한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3한4온’은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렸으며 강수량 또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1월 중순 이후 계속되는 미세먼지는 호흡장애를 유발하고 체감으로 느끼는 가시거리는 5미터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태풍의 빈도수도 높여 연말연시부터 최근까지 카이탁, 볼라벤, 덴빈, 프레데릭이 발생하였다. 겨울철 3개월 평균 1.6개의 태풍이 발생했던 것에 비하여 몇 배가 늘어난 셈이다.

폭염도 이러한 이상 한파와 맞닿아 있다. 지구 온난화로 매년 지구기온은 올라가고 그에 따라 서태평양 일대의 온도가 올라가며, 그에 따른 차가운 해수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동·서태평양 사이의 수온 격차가 급격히 커져 지구촌 폭염의 주요한 원인으로 밝혀진 ‘슈퍼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호주는 160년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주 시드니 교외에는 기온이 47.3도까지 올랐으며, 시드니와 멜버른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는 광경이 펼쳐졌다.

유례없는 한파와 태풍, 폭설과 폭염과 홍수는 인류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이상기후의 모든 원인은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원인은 난개발과 이윤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쏟아내는 온실가스가 그 원인일 것이다. 자본주의 이전, 지구에서는 기후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물, 대기 중 기체 원소, 유기물 등의 안정적인 순환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화를 앞세운 급속한 자본주의발달로 자본의 화석에너지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후 시스템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구 밖으로 방출되는 복사열이 감소해 지구온난화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결국 홍수, 폭우, 사막화, 태풍과 같은 이상기후를 유발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자연재해는 지금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미쳐 돌아가는 세상

지구온난화로 북극 바다의 얼음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가 진행돼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 것을 오히려 반기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에너지 및 석유 자본들과 자원이 부족한 정부는 극지방 개발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은 남극 여행상품을 출시하며 관광객을 모집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이윤 때문에 인류를 잿더미로 만드는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다.

북극 빙하는 인류 역사 훨씬 이전부터 있었던 자연유산이었다. 그러나 기상이변으로 빙하가 줄어들면서 자연유산의 가치는 실종되고 지구의 존재자체가 불분명해진다. 지금 상태에서 향후 지구의 운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상학자들조차 예측을 못하고 있다. 여러 전문가는 만일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북·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지구 해수면이 약 60~80m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각종 한파와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을 예측하는 일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인류의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심각해진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세계정상들이 모여 유엔기후협약, 리우환경회의, 교토의정서, 파리협약(미국은 노골적으로 불참) 등으로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선진국들은 돈 몇 푼으로 책임을 면하고 애꿎은 개발도상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꼴이다. 지구 온난화는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하여 생겨난 현상이므로 근본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를 제거 또는 억제하는 것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환경을 감시한다거나 가까운 거리 걸어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재활용품 사용하기, 실내온도 조절, 나무 많이 심기, 각종 쓰레기 줄이기 등 전 세계 민중 개개인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천이 약간의 영향은 있겠으나 근본적인 정화까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이윤배가를 위해 오염물을 대량으로 쏟아내는 자본에게 책임을 물어야

1950년대부터 시작된 환경운동은 그 역동성에도 불구하고 대량으로 쏟아내는 잉여의 쓰레기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그 이유는 개개인의 환경 살리기 노력의 성과보다 무차별적인 난개발과 돈벌이에 눈이 먼 자본의 배설물이 수십, 수백 배가 되어 지구를 공격하는데 민중들의 노력으로는 개발과 산업의 이름으로 쏟아지는 오염과 공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은 엄청난 비용의 문제(잉여가치의 축소)를 구실로 그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권력과 위력은 인류의 재앙 앞에서도 당당하다.

지구와 인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이윤배가만을 위해 미쳐 날뛰는 자본주의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전 세계 민중들이 오염물질을 줄여도 더 많이 쏟아지는 자본의 오염을 정화시킬 수 없다. 궁극적으로 환경파괴를 멈추게 하는 것은 경쟁을 앞세워 이윤배가를 위해 미쳐 날뛰는 자본과 싸워야 하며 자본주의 시스템에 균열을 내야하고 노동자, 민중이 환경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것은 자본주의 자체를 넘어서는 것이며 노동자 민중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가 되는 것이기에 간단한 과제는 아니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투쟁이 뒷받침 되었을 때 인류는 절망에서 위기를 딛고 희망을 열어갈 수 있다.

“사하라 사막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투쟁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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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창수

    이상기후에 경고를 직시해야합니다

  • 장윤정

    인류최대의 적이 자본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이 진리요 신이 되어버린 이 구조를 바꿔내야겠지요?
    지치지 말고 갑시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