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군인간 성관계 첫 무죄 판결...군사법원의 판단 뒤집혔다

성소수자 색출 사건 피해자 예비역 중위, 첫 무죄 판결...법 제정 70년만에 처음

  2017년 4월 21일, 육군의 성소수자 군인 색출 수사에 반발한 시민들이 국방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비마이너]

육군의 성소수자 군인 색출 사건의 피해자가 재판에서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성소수자 군인을 처벌하는 데 악용되어 온 ‘군형법92조의6’에 대해, 기존 군사법원의 해석과 다른 판단이 나오면서 1948년 국방경비대법과 해안경비대법에 계간죄가 제정된 이래 동성 군인 간 합의에 의한 성관계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이다.

지난해 2월 육군 중앙수사단은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하는 수사를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총 22명의 군인이 수사를 받았다. 군은 이들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음에도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처벌하는 군형법 92조의6을 적용해 수사·기소했다. 이로 인해 이미 7명의 현역 군인이 군사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집행유예 4명, 선고유예 3명)을 받았다.

현재 예비역 중위인 B씨 또한 타 부대 장교 1명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B 씨는 지난해 6월 군검찰에 의하여 기소되었으나, 같은 달 만기 전역하여 민간 법원으로 사건이 이첩되었다.

결국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9단독(판사 양상윤)은 22일 B 씨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사자간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군의 기강을 해친다고 볼 수도 없어 이 법을 동성 간 군인의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처벌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군인권센터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 사실을 알리며, “이번 무죄 판결은 피해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며 사법정의를 바로 세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은 “군사법원은 같은 사건에 대해 줄곧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기강 유지를 위해서 동성 군인간의 성관계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민간 법원의 판결이 이를 뒤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군형법 92조의6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나온 일부 재판관의 ‘위헌의견’에서도 보면, 군의 기강 유지를 위해 영내에서 성관계를 하는 것이 금지되어야 한다면, 그 부분은 내부 징계위원회 통해서 처리할 문제이지, 형사처벌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한다"면서 ”이번 판결에서도 (같은 취지에서) 상호 합의하에 위력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성관계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기강을 저해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실제로 이성애자 군인이 영내에서 성관계를 한 것도 (형사처벌이 아니라) ‘품위유지 위반’으로 징계 대상이 된다”면서 “그런데 왜 동성애자 군인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처벌대상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 7명 중 3명이 현재 고등군사법원에 항소를 했고, 1명은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김 팀장은 이번 무죄 판결이 “민간 법원이 보통 사람들의 기준에서 가장 상식적인 판결을 내려준 것이라 생각한다”며 “군사법원이 이 판결의 의미를 받아들여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전했다.[기사제휴=비마이너]
덧붙이는 말

이 기사는 참세상 제휴 언론 비마이너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