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비스 직접고용…“삼성 면죄부여선 안돼”

“삼성 염호석 시신 탈취 증거 나온 상황…수사 영향 우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주식회사가 17일 협력업체로 간접고용된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노조를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노총은 18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고용을 환영하지만, 검찰의 삼성 노조파괴 수사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합의가 삼성이 저지른 범죄에 면죄부가 돼선 안 되고, 노조 인정을 삼성전자서비스에 국한하려는 ‘꼬리자르기’여도 안 된다. 최근 염호석(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 열사의 시신을 탈취하는 과정에 삼성과 경찰이 공모했다는 증거까지 나왔다. 검찰과 경찰은 이번 기회에 삼성이 저지른 잘못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정부는 더는 정경유착이 있지 않겠다고 선언할 때”라고 밝혔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삼성이 최종범, 염호석 열사 앞에 사과할 것을 가장 먼저 요구한다”며 “이 사과를 전제해야 이후 (노사관계가)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삼성그룹은 정상화를 삼성전자서비스로부터 시작했다면, 이후 과정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직접고용의 큰 틀을 결정했지만, (협력업체 비정규직) 7천여 명에게 어떤 꼼수를 부릴지 모르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최종범, 염호석 열사는 삼성 노조탄압으로 각각 2013년, 2014년 사망한 노동자다.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직접고용으로 투쟁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직접고용 논의하면서 검찰 수사에 의심받을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어제 이미 검찰 수사와 직접고용은 별개 문제라고 밝혔다. 만약 우리에게 검찰 수사 관련해 (사측이) 직접고용을 제시했다면 (지회가) 얘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 지회장은 “우리 목표는 직접고용이 아닌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며 “처음 (사측에서) 직접고용 논의를 제안했을 때 우리는 ‘무노조 경영 폐기하고 노조 인정하면 논의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한다는 (합의) 문구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결정이 아닌 삼성그룹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두 번째 목표는 삼성그룹 내 1차~3차 하청업체 노동자 10만 명을 노조로 조직하는 일이고, 세 번째는 가족을 잃은 ‘반올림’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공개적으로 정당하게 보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작성된 노사합의서에 ①회사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한다 ②회사는 노조 및 이해당사자들과 빠른 시일 내에 직접 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개시한다 ③회사는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한다 ④양 당사자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⑤양 당사자는 본 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3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직접고용 논의를 제안했고, 이날 저녁부터 16일까지 논의해 17일 직접고용에 뜻을 모았다. 향후 사측 3명, 노측 3명 실무단을 구성해 실무협의를 한다.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실과 법률원이 노측 실무단 업무를 관장한다.

민주노총은 이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 노조와해 문건 수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천명 △삼성의 무노조 경영 공식 폐기 선언 △25만 삼성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삼성그룹 포함 재벌대기업들이 고용한 50만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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