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중남 강릉시장 후보 “촛불의 꿈, 지방정부에서”

‘비정규직 제로 도시’ ‘석탄화력발전소 백지화’ 내걸어

김중남 무소속 강릉시장 후보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촛불이 꺼져간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자유한국당은 과거 잘못에 책임지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은 대안을 내세우지 않고 방관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가 만난 강릉시민들은 갈수록 먹고 살기 팍팍해진다고 호소한다. 23년간 보수당이 뿌리 내린 그곳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출신이자 강릉시민사회단체협의회 대표가 지방선거 출사표를 던진 까닭은 무엇일까. <참세상>이 6일 김 후보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출처: 김중남 강릉시장 후보]


공무원노조 위원장 출신의 시장 후보다. 강릉시민사회단체협의회 경력도 눈에 띤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경력을 발판 삼아 어떤 시정을 계획하고 있나?

촛불 정신을 어떻게 지방자치에 접목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촛불에서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 촛불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외쳤다. 지방자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시의 주인은 시민’이라 외쳐야 한다. 시민이 중심인 강릉을 만들고 싶다. 사람이 먼저고, 인권과 노동, 장애인, 아이,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싶다.
공무원노조에 몸담으며 오랜 투쟁을 해 왔다. 노조가 임금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더라도, 관료조직을 어떻게 바꿀 건지, 자기 이익과 사회 이익을 어떻게 접목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지금 한국 사회는 공무원의 노동 조건을 낮게 만들며 사회 전반의 노동 조건을 더 낮게 했다. 따라서 공공부문부터 노동의 질을 높이고 강릉 사회 전체 노동의 질을 높여갈 계획이다. 노동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여건 중 가장 큰 영역이다. 노동의 질 상승이 비정규직, 여성 등 사회의 차별까지 없앨 수 있다.

출마 선언에서 ‘대안’을 내세웠다. 후보는 그간 자유한국당, 새누리당의 강릉 시정이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어떤 지점에서 실패라 보는가.

강릉은 가장 보수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어쩌면 경상도보다 압도적일 것이다. 그간 보수가 강릉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잘해 왔다면 강릉 시민들은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보수 지방정부는 23년 동안 시민들에게 어떠한 것도 제공하지 못했다. 내가 만난 시민들은 모두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강릉에서 현존하는 문제의 책임은 그동안 지방자치를 이끈 보수당에 있다.

민주당이 전국에서 강세를 보인다. 강릉에서도 민주당 최욱철 후보가 지지도가 만만찮다.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을 만한 후보의 전략이 있나?

민주당이 강릉에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보수당의 운영에 쓴소리 한 번 하지 않았다. 대안을 제시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번에 나온 민주당 최욱철 후보는 시민들이 광장에 쏟아질 때도 촛불 한 번 들지 않았던 사람이다. 최 후보는 오히려 과거 권성동을 지지했고, 강원도지사 선거 땐 새누리당 엄기영 후보 측에서 일했던 사람이다. 새누리-자유한국당은 강릉을 망친 주범이라면, 민주당은 이에 편승한 셈이다.
이제는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중심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가장 보수적인 도시에서 이런 리더십이 나타나는 건 우리 사회 전체가 촛불 정신에 맞게끔 움직이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이는 6.13 지방선거의 과제이기도 하다.

정책에서 ‘노동’이 단연 돋보인다. 첫 번째 대표 공약이 시장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다. ‘비정규직 제로 도시’란 문구도 보인다. 이는 문재인 정부 정책, 내건 슬로건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노동 정책 공약을 설명해 달라.

민주노총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방정부의 비정규직 제로’를 얘기했다. 나는 이를 전면 수용했다. 지금 강릉시는 많은 부분이 민간위탁돼 있다. 위탁업체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저임금으로 시달리고 있다. 상수도, 환경 미화, 보건, 복지 등 전반에 걸쳐 외주화됐다. 강릉의 많은 공공서비스가 외주화로 질이 떨어졌다. 민영화, 외주화를 막고 시가 운영해야 공공서비스 효과가 시민에게 돌아간다. 내가 시장이 된다면 민간위탁 부분을 재검토해 직영화하겠다. 강릉시청의 청소 노동자도 7월 1일부로 계약을 정리하겠다.
문재인 정부 같은 중앙 정책으로 강릉에서 일자리를 만들긴 쉽진 않다. 강릉엔 공장이 적고 소상공인이 많다. 시 예산과 시장의 권한도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강릉은 올림픽으로 전쟁을 종식한 ‘평화 도시’란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평화 이미지로 세계와 강릉 시민사회에 시대적 의식을 부여할 수 있다. 지방정부가 이를 선점하고 ‘국제평화도시’를 추진한다면, 일자리까지 도모하는 ‘신형 엔진’으로 역할을 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시설의 사후 운영이 문제다. 사행산업인 ‘아이스더비’까지 사후 운영 방안으로 거론된다. 반면, 과거 전남 영암 F1, 인천 아시안게임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대책을 강구하고 있나?

올림픽 시설은 지역 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강릉의 올림픽 시설을 운영하는데 예상 적자가 연 28억 원이다. 스키장으로 훼손된 가리왕산 복원 문제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 피해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중앙정부가 올림픽파크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 입장에서 활용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나는 ‘남북동계경기’ 유치를 고안했다. 평화는 동계올림픽의 핵심 유산이다. 중앙정부도 평화의 시대적 의미를 내다보고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중앙정부도 한반도 평화 이미지를 버리진 않을 것이다. 또한, 경포, 초당을 생태체험지역으로 조성해 올림픽 인프라와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

강릉시장 네 후보 중 유일하게 석탄화력발전소 백지화와 제2에버랜드 추진 공약을 내걸었다. 이중 제2에버랜드는 삼성과 협의해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제2에버랜드는 어떤 관광지의 상을 그리고 있다? 난개발과 투기, 독점자본의 문제는 없는가?

석탄화력발전소는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박근혜 정부 때 건설이 결정된 화력발전소 중 공정률이 가장 낮다. 이 발전소에 삼성물산과 국민은행 자본이 들어와 있다. 자본 규모만 5조 8백억 원(건설 예산 3조 7천억 원)에 달한다. 일단 이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 대안으로 △농지화 △태양광 발전소 △공공성을 가진 콘텐츠 등을 생각했다. 공공성을 가진 콘텐츠의 경우 제2에버랜드를 생각한 것이다. 이미 허허벌판인 땅에 난개발 문제는 없다. 특히 현재 시민들은 강릉에 체류할 수 있는 관광시설을 가장 원한다. 아침에 놀러오고 저녁에 돌아가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지역경제가 절실한 영동지역의 숙원사업인 셈이다. 그리고 지금 이미 화력발전소로 손을 대고 있는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라 생각했다.

다른 후보들은 KTX 등 철도 인프라를 활용한 강릉 유입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후보 역시 동해북부선을 조기에 착공하기 위해 ‘동해북부연결강릉시추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동해북부선의 목적과 활용, 실현 방법은?

일단 동해북부선은 국가철도계획에 원래 있던 사업이다. 2022년까지 짓는다는 시기 명시도 있었다. 그러나 예산반영이 되지 않아 계획으로만 남았던 것이다.
동해북부선은 강릉부터 제진을 잇는다. 북한을 통해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철도다. 부산부터 올라오는 철도를 고려한다면, 강릉이 동해선의 중간으로 국제물류지점 역할도 가능하다. 중앙정부 입장에서도 동해북부선은 명분을 갖기에 충분하다. 올림픽으로 만든 평화를 철도기간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고, 전라도, 경상도와 달리 개발에서 소외된 영동지역에 경제권을 형성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발을 들인다면 재원을 통일기금으로 조달할 수도 있다.

후보가 후원회장을 맡았던 ‘정동진 독립영화제’ 인기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강릉의 문화예술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본인의 조명과 더 소개할 문화예술 정책은 있나?

강릉은 상당한 문화예술 인프라가 있다. 정동진 영화제는 대규모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조그만 창의가 모여 만든 문화다. 영화제뿐 아니라 수공예과 커피, 이율곡 및 신사임당 등 인문학 인프라도 다양하다. 강원도 전체의 문화유산 중 50% 이상이 강릉에 집중돼 있는데, 무수한 자연환경과 연계하면 경쟁력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특히 강릉 단오제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무형유산으로 어느 도시도 갖지 못한 문화를 보존하고 있다. 내가 만약 시장이 된다면 단오제를 특화하고 현대적인 것을 접목해 ‘힐링하는 평화 도시’를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강릉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시민이 ‘강릉은 바뀌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청년들은 서울에 직장을 얻고 강릉을 빠져나간다. 어르신도 자기 자식이 강릉에서 먹고 살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공장을 가져오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한다. 차기 후보의 핵심 공약이 ‘인구 소멸 대비 정책’일 정도다. 나는 강릉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전국에선 공무원노조 활동을 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강릉이 가진 자원과 문화예술, 평화의 상징이 우리 먹거리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산이 아닌 창의와 협동으로도 지속가능하다는 걸 강릉이 이미 보여주고 있다. 선거 운동 슬로건이 ‘내 곁에 강릉시장, 함께 만드는 강릉의 꿈’이다. 꿈은 엄청난 게 아니라 소소한 것들일 수 있다. 이를 서로 보듬고, 지탱한다면 바로 위대한 강릉의 꿈이 될 수 있다. 이런 접근이 촛불을 만들지 않았나. 내가 시장으로 출마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시민들과 함께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