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유성기업 정신건강조사결과 발표 더 미뤄선 안 돼”

유성지회 농성 8일차…인권위 앞 기자회견 열고 정신건강실태조사 청문회 촉구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성기업 정신건강실태를 조사하고서도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 않아 논란이다. 해당 조사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달해있기에 긴급하게 시행됐고, 올해 5월 청문회 형식으로 발표돼야 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은 22일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인권위는 현장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외침에 대해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며 “인권위는 유성기업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약속했던 청문회 형식으로 당장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해 인권위는 유성기업 전사원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 가해자 노동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과 함께 5월에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인권위는 차일피일 일정을 미루며 핑계로 일관하면서 결과발표를 미루고 있고, 그러는 사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건강은 하루하루 악화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또 “최근 인권위가 혁신을 표방하고 인권위원장도 교체됐지만 인권위의 변화와 혁신을 실감하는 건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며 “인권에 기반한 조사와 활동, 결정 없이는 인권위가 시민들의 편으로, 국가인권옹호기구로 거듭났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후 1시, 인권위 사무총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위와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인권위는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미흡했던 것에 대해 유감을 밝히는 한편, ‘법원에서 판결이 나서 일정 정도 권리구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유성기업지회는 “유시영 회장이 구속됐다 풀려났으나 현장에서 차별과 괴롭힘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도 감시와 조퇴증 미발급, 임금 삭감 등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권위의 유성기업 정신건강실태조사는 이전에 실시된 다른 조사보다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3월에 구성된 ‘유성기업 괴롭힘 및 인권침해 사회적 진상조사단’이 지난해 1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괴롭힘을 경험한 조합원이 네 명 중 세 명인 67.6%를 기록했다. 사회경제적 건강지수(웰빙지수) 조사 결과도 심각했는데 잠재적 스트레스군이 93%이고 이중 죽음에 이를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2명이 뽑혔다. 유성지회는 “괴롭힘의 영향은 공장 안에 머물지 않고 가족과 다른 인간관계를 무너뜨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의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농성도 22일로 8일 차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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