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는 정규직 ‘갑질’…한국잡월드 비정규직 교섭 막아서

정규직 관리자들, 비정규 직접고용을 ‘채용 비리’로 호도

한국잡월드 정규직 노동자들이 한국잡월드와 비정규직 노조 간 교섭을 물리적으로 막았다. 정규직들은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지 말고 자회사 공정채용을 추진하라고 압박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정규직 노동자 약 20명은 27일 오후 1시경 교섭이 열리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건물 앞에 진을 쳤다. 이들은 노경란 한국잡월드 이사장의 출입을 막고 비정규직 직접고용에 반대했다. 또 자회사 설립에 따른 ‘공정 채용’을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오늘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겠다”며 정규직 노동자들을 타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잡월드 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건물에서 열린 한국잡월드와 공공운수노조 간 교섭을 막아서고 있다. [출처: 노동과세계]

앞서 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26일 카페에서 “한국잡월드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경쟁방식에 의한 채용이 원칙이라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비정규직 노조)는 여전히 직접고용, 무리한 임금인상 등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외부 개입과 압력도 근절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7일째 청와대 앞에서 집단 단식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를 ‘채용비리’로 호도하고,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마저 왜곡한 셈이다.

이에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운수노조는 크게 분노했다. 노조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56명의 정규직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비정규직 160여 명을 집단 단식과 해고로 내몰고 있다”며 “정규직들은 12월 1일 예정된 ‘공개 채용절차’에 단식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응시하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공개 채용에서 비정규직 140명을 걸러내 전원을 해고하겠다는 말과 같다. 이들은 수년간 함께 일했던 비정규직들을 두고 ‘같은 잡월드 직원으로는 절대 안 된다’며 직접고용을 반대했던 사람들이다”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한국잡월드 본부장은 11월 초 간담회 자리에서 “농성 중인 상황에서 자회사 전환 공고가 나오면 어떡하느냐”는 노동자의 질문에 “강사 직군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농성 중인 비정규직 모두를 해고하고,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발언이다.

끝으로 노조는 “자회사 전환을 결정했을 때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는 민주적 절차는 없었다”며 “정규직이라는 무소불위의 힘으로 일방 통보했다. 정규직 갑질로 추진되는 정규직 전환에는 반대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수년간 함께 했던 사람들이 최소한의 과정을 거쳐 일하는 방식이 전환채용(직접고용)이다. 공공기관 설립 목적과 공공성 강화를 책임져야 하는 기관의 임원 자리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불공정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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