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잡월드, 비정규 ‘개미집 라커룸’…정규직은?

“자회사 전환하면 차별 고착”…일터 차별 심각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그간 겪어온 차별이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라커룸 및 휴게실 [출처: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 내 ‘청소년체험관’ 비정규직 노동자 103명은 하나의 라커룸을 쓰고 있다. 5평 남짓한 공간에 30cm 폭의 라커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이다. 라커 수 또한 103개가 채 안 된다. 2명이 라커 한 개를 같이 쓰기도 하고, 라커를 아예 배정받지 못한 노동자도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한다. 간이책상 1개, 간이의자 3개, 전자레인지 하나가 놓여 있다. 책상 옆 세면대에는 “배수로 내부에 다양한 이물질이 발견돼 사용에 차질을 주고 있다”며 “다시 배수로가 막힐 경우 세면대를 폐쇄”하겠다는 ‘경고문’도 있다. 화장실에도 ‘사용금지’ 경고문이 곳곳에 붙어있다.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라커룸 및 휴게실 [출처: 공공운수노조]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 전부터 ‘바리스타 체험실’ 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자고 요구해 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시간마다 돌아가며 대기시간에 많은 설거지를 직접 해결해 왔기 때문이다. 사측은 줄곧 식기세척기 도입 요구를 거절해 왔으나, 최근 비정규직 파업으로 정규직들이 설거지를 맡게 되자 식기세척기를 들여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규직 휴게실은 그야말로 ‘초호화’다. 개당 121만 원짜리 휴게의자 6개가 비치돼 있다. 또한 8명이 앉을 수 있는 가죽소파에 샤워실, 발마사지, 운동기구, 간이침대, 전기장판까지 제공하고 있다.

  한국잡월드 정규직 휴게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정규직 휴게실 내 의자의 가격표 [출처: 공공운수노조]

임금격차도 심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규직 신입사원 초봉은 약 3200만 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본급 161만 원에 식대 정도만 받고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2천만 원 남짓이다.

이주용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부분회장은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자회사로 전환되면 이런 차별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비정규직이 직접고용되면 정규직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누려왔던 편의에 간섭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회사가 설립되면 더 많은 차별과 착취가 생겨날 것이다. 자회사는 정규직과의 구분을 ‘합법적’으로 내세울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 약 40명은 청와대 앞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집단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29일 오전 10시 30분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신청을 했다. 오후 3시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등 종교계가 한국잡월드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을 연다.

한편 오는 12월 1일엔 자회사 공개채용이 예정돼 있다. 사측이 이를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첫 ‘공공기관 대량해고’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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