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마크롱 양보안 발표, 최임 13만원 인상 등...노란조끼, “반쪽짜리 대답”

“우리는 부스러기가 아니라 바게트빵 전체를 원한다”

프랑스 노란조끼의 격렬한 시위와 사퇴 요구에 직면해, 마크롱 대통령이 양보안을 밝혔다. 그러나 노란조끼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출처: 가디언 화면캡처]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13분간의 티비방송 담화를 통해 세금 삭감과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 노동계급의 고통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소도시와 노동계급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다짐했다.

엘리제궁에서 이뤄진 티비담화에서 그는 “많은 프랑스인들이 화, 화, 분노를 공유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늦게 귀가하며 일을 해도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분노와 “더 이상 희망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들 모두의 생활과 흔히 부모와 아이들까지 도와야 하는” 퇴직한 사람들의 분노 역시 인정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분노가) 깊고 여러 면에서 정당하다”면서 “내게는 다른 우선사항이 있고 이것은 나의 관심사항이 아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책임을 통감한다. 나는 나의 말들이 여러분 중 일부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사람들의 고통이) 마치 잊어버리거나 지워진 것처럼 보였다. 표면으로 올라온 것은 40년간의 문제들이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지금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 몇 주간의 항의 시위가 “국가에 심대한 어려움”을 주었으며 정당한 요구들이 “일련의 용납될 수 없는 폭력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떠한 분노도 경찰이나 상점, 공공건물 손상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 자유는 끝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결론적으로 “우리는 역사적 순간에 있다. 대화와 존중, 협약을 통해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나의 유일한 관심은 당신이며 나의 유일한 투쟁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전투는 프랑스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노란조끼 시위가 파리와 주요 도시에서 약 4주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인뒤 나온 것이다. 노란조끼 시위는 자신들은 ‘잊혀진 자들’이라고 부르는 한편, 마크롱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다. 주유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며 시작됐지만 현재 다수는 마크롱 퇴진과 의회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밝힌 긴급조치에는 내년 1월부터 노동자 월 최저임금 100유로(약 128,000원) 인상, 연장수당에 대한 과세 철폐, 월 2,000유로 이하 연금생활자에 대한 사회보장세 철폐이다. 고용주의 경우 연말 보너스를 면세로 지급할 수 있다는 약속도 했다. 또한 11일 필리페 총리가 의회에서 상세한 지원 조치를 밝힐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애초 노란조끼 시위대가 주유세 인상과 대비해 문제 삼았던 부유세 삭감안 철회는 거절했다.

“우리는 부스러기가 아니라 바게트빵 전체를 원한다”

그러나 마크롱의 양보 조치가 프랑스 저소득층과 노동계급의 깊은 불만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야권은 빠르게 마크롱의 발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의 제안이 사람들의 필요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시위대 일부는 대통령의 발표가 첫 번째 조치라며 환영했지만, 많은 이들은 “반쪽뿐인 대답”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노란조끼 시위대의 페이스북 계정들에는 대통령의 대답이 너무 보잘 것 없으며 너무 늦었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또 많은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노란조끼 운동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은 데에 당황하고 있다.

또 SNS에는 “잊혀진 사람들이 많다. 나머지는 부스러기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농담하고 있다” “빵 부스러기를 주고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게트빵 전체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재계와 노동계 회담을 열고 정부입장에 동의를 구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을 시작하거나 예고한 노조들의 입장은 아직 변함이 없다.

평론가들은 마크롱에 대한 분노는 그가 약속한 것보다 의미있는 조치를 필요로 하는 듯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담화 후 토마스 니가로프 프랑스 정치학자는 “노란조끼에 귀를 기울이면 이들의 요구는 다양하지만 점점 더 마크롱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사람들은 프랑스혁명을 언급하며 ‘왕의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외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많은 이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확실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약속이 그들의 상황을 개선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또 “마크롱의 티비 연설은 유럽연합의 리더가 되기 위한 그의 야망에서 비롯된 주목할 만한 후퇴를 의미한다. 현재, 그의 목표는 프랑스에서 정치적 지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2017년 선출된 마크롱은 사임할 의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여당은 의회에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마크롱은 기업과 도시 거주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그의 지지도는 추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