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노총은 암적 존재”…김수억 영장청구서에 ‘노조혐오’

고 김용균 모친 “내 아들 때문에 구속까지” 탄원서 제출

검찰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상대로 “민주노총은 암적 존재”라며 구속영장을 청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하 비정규직대표단)’은 지난 18일 청와대 앞에서 ‘김용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이제 그만’, ‘불법파견 사용자 처벌’, ‘정규직 전환’이 적힌 현수막을 펼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10초 만에 6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검찰은 연행자 중 한 명인 김수억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상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참세상>이 입수한 김 지회장 영장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피의자는 법체계를 무시한 채 비정규직 해결을 요구하며 불법적인 폭력 집단투쟁을 계속해 왔고, 우리 사회는 반복되는 불법폭력 집회·시위에 익숙해지며 불법에 관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대통령과 정부 및 정치권에서도 ①민주노총과 전교조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②당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민주노총은 대한민국의 법치와 경제를 망치는 암적 존재 ③민노총이기 때문에 손을 못 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⑤민주노총의 불법행위에 대해 앞으로 엄단하도록 검찰에 지시하는 등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지시 당부했다”고 전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노조혐오’ 발언을 검찰이 그대로 인용해 영장청구서에 적은 것이다.

[출처: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비정규직대표단은 “청와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 김용균의 유언을 기만했다”며 “고 김용균은 석탄운송 기계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직접 대화합시다’였다.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불평등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김수억을 구속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10초간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해산명령도 없이, 미란다원칙 고지도 없이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포용국가’를 외치던 정부가 재벌은 영빈급으로 대접하고, 비정규직은 구속하는 상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김수억은 용균이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정규직 전환을 해 달라고 피켓을 들었다”며 “내 아들로 인해 구속된다고 하니 미안해서 어찌할 바 모르겠다. 나의 마음을 헤아려 구속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 지회장의 영장실질심사는 21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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