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대책위 빠진 정규직전환 논의…자회사 얘기 솔솔

근로자대표 “자회사 방안까지 모두 열어 두고 논의할 것”

[출처: 공공운수노조]

고 김용균 씨 사망에 따른 발전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의에서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배제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발전5사에 의한 직접고용이 아닌 한전산업개발을 활용한 자회사 방식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정규직 전환 관련 갈등은 향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발전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의는 설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발전5사 연료환경설비운전 업종에 대한 통합 노·사·전 협의체 구성이 논의됐다. 이 회의를 통해 근로자 대표 10명이 최종 선정됐다. 근로자 대표의 소속은 석탄발전 석탄취급설비 운영회사 한전산업개발(7명), 일진파워(1명), 동우실업(1명), 수산인더스트리(1명)다.

다음날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살인죄, 산안법 위반죄로 고소당한 서부발전을 비롯해 발전5사가 정규직 전환 협의체 구성을 강행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가 국정과제 1호였어도 1년 넘게 협의체를 파행시키며 정규직 전환을 거부한 발전5사는 협의체 구성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료환경설비운전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다룰 ‘발전5사 통합 협의기구’는 사측대표 5명, 석탄발전 석탄취급설비 운영회사 근로자대표 10명, 발전5사 노조대표 2명, 전문가 3명 등으로 구성된다. 근로자대표에는 현재 시민대책위에 결합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근로자대표는 빠졌다. 협의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사측과 근로자대표 등은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 설립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대표단의 한 위원은 “31일쯤 회의가 잡혀있었는데 발전사에서도, 우리 쪽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본격적인 논의는 설 이후에 하게 될 것 같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고용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발전사와 전문가들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그걸 (발전 5사 직고용) 끝까지 고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자회사까지 포함해 다방면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고 김용균 님 빈소

시민대책위는 김용균 씨 사망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연료환경설비운전, 경상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용업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연료환경설비운전은 2400명, 경상정비는 3000명 규모다. ‘발전5사 통합 협의기구는 연료환경설비운전 한해서만 정규직 전환을 논의한다.

최근 한전산업개발을 자회사로 만드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은 현재 국내 석탄화력 환경설비운전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은 한국자유총연맹(자총)이 31%, 한국전력공사가 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03년 자총에 매각되기 전까지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였다. 한전산업개발의 노동자들은 정책에 따라 신분이 이리저리 바뀌었다.

발전5사의 자총 지분 매매는 자총으로서도 호재다. 2003년 51%의 지분을 매각했던 자총은 2010년 주식시장에 한전산업개발을 상장하면서 이미 시장에 지분 20%를 내놨는데 2012년, 남은 지분의 31%를 민간에 매각하려다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발전5사가 자총의 지분 22%를 매입한다면 자총으로선 26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고 김용균 씨가 소속됐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발전 5사가 한전산업개발의 한국자유총연맹 지분 4.4%씩 구입해 최대 주주(51%)가 된 뒤, 한전산업개발을 자회사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전산업개발 임원 측으로부터 들었다”라며 “정치권에서도 회의를 통해 이 방안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대로 가면 김용균은 죽음은 헛되이 되는 것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바뀐 것 없이, 다시 참혹한 일터로 돌아가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라고 토로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인 용역 노동자들은 ‘자회사는 또 다른 용역회사일 뿐’이라며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고 김용균의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고 김용균의 장례를 설 전에 치르게 해달라 정부를 상대로 압축된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명절 전까지 진상규명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 직접고용 정규직화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산업부가 정규직화에 반대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대책위 대표단 6명이 22일부터 단식에 돌입했고, 각 지역과 시민사회 분야에서도 동조 단식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