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기억식…참사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 요구

광화문에서 열린 기억문화제에 시민 2만 명 모여


세월호참사 5주기를 앞둔 13일 저녁, 광화문에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기억, 미래, 책임’이라는 주제로 시민 약 2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모인 시민들의 주요 요구는 세월호참사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이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고 장준형 학생 아버지 장훈 씨는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세월호 재수사’가 하루 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장 씨는 “촛불 성지인 광화문에서 자유대한민국의 생명존중을 외치는 자들이 우리 유가족을 빨갱이라고 모욕한다. 저들이 기억식마저 훼방을 놓으려고 하는데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5년 전 300여 국민을 살해한 살인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아서”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재수사를 두 번이나 천명했는데 이제 시간이 정말 없다. 세월호 참사 주범을 처벌하기 위해 세월호 전면 재수사가 시작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기소하고 처벌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제시해달라”라고 촉구했다.


장 씨는 세월호참사 국민청원을 시작했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지난 3월 29일부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전면재수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나섰다. 이들은 “세월호 CC-TV저장장치(DVR) 조작은폐 증거가 드러났듯, 세월호참사는 검찰의 강제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범죄”라며 “검찰의 전면 재수사만이 범죄사실과 책임을 밝혀낼 수 있다”라고 청원 이유를 밝히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13일 현재 9만 9,139명이 이 청원에 참여하고 있다. 20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정부나 청와대 관계자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도 세월호 재수사 특별수사단의 필요성과 책임자 처벌을 역설했다. 박 공동대표는 “우리 사회를 좀 더 안전한 사회로 만들고자 하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하고, 책임자를 처벌받게 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라며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부터 약 100분 동안 사람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하지 않았던 자들과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그들을 처벌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무능력한 정부와 관료 사회를 제대로 바꾸고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로 만들자는 게 지난 5년간 우리의 요구였다”라며 “가만히 있지 않고 정권을 바꾼 경험이 있다.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다시 촛불을 들고 모여야 한다”라고 외쳤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무대에 올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시장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너무나 많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새로운 출발 선상에 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책임의 역사, 안전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그동안 가슴으로 고통을 견뎌 왔을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억문화제엔 KBS국악관현악단, 성우 김상현, 샌드아티스트 신미리 작가, MC메타, 416합창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 노래패 우리나라, 이승환 밴드 등이 펼치는 다양한 공연도 진행됐다.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와 영화감독 변영주, 이종언의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이날 집회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시민들의 점등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기억문화제에 앞서 오후 6시 30분엔 영화 <부재의 기억>이 상영됐다. 세월호 유족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고군분투와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섰던 지금은 고인이 된 민간잠수사 김관홍 씨의 생전 인터뷰 모습 등이 나와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한편 세월호참사 5주기 당일인 16일엔 4.16재단 등이 주최하는 기억식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다. 시민들은 오후 1시부터 고잔역에서 추모 행진을 시작해 416기억교실, 단원고를 거쳐 오후 3시 화랑유원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검정색 옷을 입고 행진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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