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형 일자리, 최소 5년간 ‘무파업’ 강제...노동계 반발

협약 어기면 지자체가 지원금 전액 회수...“폐업 협박이 어떻게 상생이냐”

오늘(24일)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 체결식’을 앞두고, 금속노조가 노동기본권을 부정하는 협약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사간 자율협상을 부정하고, 최소 5년간 파업에 나설 수 없도록 하는 등 반노동적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전라북도는 지난 3월부터 전기차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군산형 일자리 창출 논의를 이어 왔다. 노사민정 협의를 통해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작 협약서에는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고, 노동조합을 부정하는 조항들이 다수 포함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자료사진]

금속노조는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군산형 일자리의) 이면에는 상생도, 노동권 보호도, 지역사회 기여도 내팽개친 무서운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민정은 ‘상생협의회’ 아래에 ‘임금관리위원회’를 설치하게 되는데, 여기서 매년 임금 구간과 상승률을 결정하게 된다. 때문에 노조는 임금관리위원회가 노사간 자율협상을 배제한 일방적인 ‘임금통제기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조는 “참여기업 노사는 이 결정 한도 안에서만 논의할 수 있다”며 “사실상 지자체가 주도하는 임금관리기구가 결정하고 통보받은 노사는 자율결정했다는 그림만 연출하는 것으로, 교섭할 거리도 없고 파업이 일어날 리도 없는 장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노사간 이견이 발생한다 해도, 생산개시 후 5년간은 ‘상생협의회’의 조정을 수용해야 한다. 만약 협약 내용을 어길 경우, 지자체는 지원금을 회수하게 된다. 금속노조는 “5년간 무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는 장치”라며 “노동자, 노동조합이 정당한 요구를 제기하면 지방정부가 나서서 폐업하고 일자리를 날려버리겠다는 협박이 어떻게 상생이라는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이 협약서는 금속노조가 지난 18년에 걸쳐 만든 초기업단위 중앙교섭을 부정한다”며 “만약 산별교섭이라는 말만 꺼내도 전북도는 협약서를 들이밀며 지원금 회수와 고용불안으로 노동조합을 주저앉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청와대는 이번 군산형 일자리에 대해 “상생형 일자리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지역사회의 모든 주체의 공동 노력을 기반으로, 노사민정의 협약을 1차적인 요건으로 하고 있다”며 “노사 상생, 원하청 상생, 지역사회의 발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전라북도 지역 노사민정은 24일 군산 명신공장에서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민주노총 전북본부, 금속노조 등은 군산형 일자리에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노총 군산시지부가 참여 의지를 밝히면서 내부적인 이견차이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