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수십 억 돈벌이, 노동자는 임금체불

서해선 운영으로 13억 이익, 노동자 임금체불 진정에는 ‘외압’

서울교통공사가 최악의 노동조건으로 알려진 자회사 소사원시운영(주)을 통해 지난해에만 13억 원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공사는 소사원시운영(주)에서 체불임금 사건이 발생하자, 노동청에 직접 의견서를 제출해 ‘노조와의 분쟁으로 경영 공백과 안전이 우려된다’며 외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사원시운영(주)는 서울교통공사가 2018년 30억 원을 출자해 만든 곳으로, 서해선(소사~원시선)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궤도사업장 중 최악의 임금 및 노동조건, 체불임금 등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는 안전인력 충원과 임금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9일부터 8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 16억 이익 가져가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은 체불임금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소사원시운영(주) 설립 승인 요청 문서에 따르면, 공사는 30억 원을 출자해 만든 소사원시운영(주)을 통해 12%의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실제로 소사원시운영(주)의 2018년도 당기순이익은 32억 원이었으며, 이 중 서울교통공사는 12억 9천만 원의 영업수익을 가져갔다. ‘서울교통공사 2018년 예산결산 및 집행실적 분석 보고’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20년간 327억 원, 연간 16억 원의 수익을 낸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고작 2년 만에 출자금 대부분을 회수하게 되는 셈이다.

  소사원시 복선전철 운영사업 계획서

  서울교통공사 2018년도 예산집행 실적 분석 자료

노조는 서울교통공사가 당기순이익을 위해 인건비 등의 지출을 줄이고 노동조건을 악화시켜 왔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서해선의 12개 역사 중 7개가 1인 역사로 운영되고 있고, 기술, 운전취급, 기계분야 등도 인력 부족으로 2인 1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게다가 소사원시운영(주) 전체 노동자 142명 중 74명이 최하위직급인 6급에 쏠려 있으며,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인 175만5000원의 기본급을 받고 있다. 직급별로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진급도 어려운 구조다.

열악한 노동조건에 퇴사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회사는 이 자리에 ‘업무직’이라는 이름의 1년 계약직 노동자를 대거 채용했다. 업무직 노동자도 6급 사원 상당의 처우를 받고 있으며, 이들 중 33% 이상이 퇴사했다. 심지어 노조와 합의 없이 탄력근무제를 시행하며 연장근로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 박지영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국장은 “사측은 퇴사한 인원을 채우지 않는 등 이익을 내기 위해 인건비를 줄여왔다. 민간 용역회사들처럼 노동자를 쥐어짜서 이익을 내고 있는 구조”라며 “시민의 발인 지하철 운영을 하면서, 연간 16억 원씩 벌어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해선은 다단계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행사는 민간자본인 ‘이레일주식회사’로 이들이 정부로부터 20년간 서해선 운영을 위탁받았다. 이레일은 서울교통공사에 운영권을 재위탁했고, 공사는 자회사인 소사원시운영(주)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정문성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 지부장은 “이레일은 20년간 서해선 운영권을 갖고 있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올해 195억 가량의 운영비를 받았는데, 이 중 138억 가량만 실제 운영비로 내려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레일의 경우 운영권 소유로만 연간 수십 억 원의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체불임금’ 진정도 외압?

심지어 서울교통공사는 소사원시운영(주)의 임금체불 사건과 관련해 노동청에 외압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는 연장근로수당 체불과 관련해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직접 노동청에 의견서를 제출해 노조와의 분쟁으로 경영공백과 안전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며 압박했다.

<참세상>이 입수한 서울교통공사의 ‘소사원시운영(주) 노동조합 진정 관련 의견 제출’ 공문에 따르면, 공사는 임금체불과 관련해 “관련법령과 동종 철도운영기관 사례, 법률자문 등의 다각적 검토를 거쳐 탄력적 근로시간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노조는 사측과 탄력근로제에 합의한 바 없어, 공사가 탄력근로제의 불법적 운영을 묵인해 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탄력근로제 시행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또한 공사는 의견서를 통해 “노동조합과의 분쟁으로 대표이사가 피고소되어 경영공백 발생이 초래되고 있고, 또 직원들의 동요와 사기 저하로 인해 서해선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까 우려되는 시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노동청은 체불임금을 특정일에 지급하라는 결론을 냈지만 체불임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결국 66명의 당사자들은 사측을 고발했으며, 현재 소사원시운영(주) 사장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서해선지부의 전면 파업이 8일차를 맞으면서, 사측의 회유와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 관리자들이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주일 이상 파업을 하면 파면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는 “현재 서해선지부는 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절차를 모두 거치고, 노사간 체결한 필수유지협정을 준수하여 합법파업이므로,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할 수 없다”며 “서해선지부는 협박 전화를 한 관리자, 중간관리자를 부당노동행위로 형사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자회사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소사원시운영(주) 측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