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올해 첫 결의대회 “문중원 열사 문제 해결” 촉구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전 조직적 투쟁 벌일 것”

민주노총이 올해 첫 도심 집회를 열고 한국마사회와 문재인 정부에 고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현재 공공기관에서 문중원 열사 투쟁과 톨게이트 대량 해고 투쟁 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의 적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18일 오후 3시, 서울 종각역에서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노동개악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고 문중원 열사의 유족을 비롯해 약 1500명의 조합원 및 시민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공기업인 마사회의 다단계 갑질 부조리가 경마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규탄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전 조직적 투쟁 벌일 것”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중원 열사를 포함한 7명의 기수, 조교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부산경마공원의 극단적 경쟁을 압박하는 선진경마 때문이며, 온갖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죽음의 경주 때문”이라며 “그리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가차원의 감시와 통제 책임을 놓아버린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하지만 이번 주 집중교섭에서 마사회는 아직도 죽음을 막을 운영체계와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설 명절 전에 고인을 보내길 염원하는 열사의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공공운수노조, 시민대책위와 함께 모든 힘을 모아 문중원 열사의 요구가 해결되고 노동개악이 저지될 때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1월 8일 올해 첫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고 문중원 열사 문제 해결을 위한 민주노총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전 조직적 투쟁에 나서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고 문중원 열사의 부인인 오은주 씨도 무대에 올라 한국마사회의 부정 비리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은주 씨는 “어제 과천경마장에서 설 전 해결 촉구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경마장에 서 있다 보니 온몸에 소름이 돋고 심장이 뛰고 분노가 솟구쳤다. 내 남편을 죽인 곳에 다시는 오고 싶지도,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다”며 “하지만 울면서 주먹을 쥐었다. 반드시 저 썩어빠진 한국마사회를 무너뜨리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아이들의 아빠를 앗아간 한국마사회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중원 열사의 부인 오은주 씨. [출처: 김한주 기자]

이어서 오 씨는 “마사회와 교섭을 시작했다고 느슨해지지 않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마사회의 뻔뻔함을 꺾어버리겠다”며 “남편이 남긴 유서 마지막 내용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였다. 문중원 기수를 아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 정규직 노조의 횡포를 규탄하고 나섰다. 앞서 한국노총 소속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12일 성명서를 발표해 “사람이 죽어야만 얼굴을 볼 수 있는 누군가가 마사회와 경마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자체가 난센스”라며 공공운수노조와 한국마사회의 교섭을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은 “처음부터 우리 조합은 공공운수노조와의 1:1협상을 반대해 왔다. 오로지 분배관점으로만 복잡한 경마산업의 구조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경마는 스포츠이고 스포츠의 기본은 우승열패다. 어떻게 하면 피자 한판을 공평하게 나눠먹을지를 논의하는 것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최준식 위원장은 “한국마사회에는 기수, 마필관리사, 조교사, 시설관리, 청소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런데 정규직 노조만이 경마 전문가이며 나머지는 한국마사회의 제도를 이야기 할 자격이 없나. 이 무슨 건방이며 오만방자함이냐”며 “공정한 룰이 통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마사회에서 감히 스포츠 정신을 이야기할 수 있나. 공정하지 못한 한국마사회는 불법 도박 하우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서 “공공기관은 승자독식을 막고, 사회 양극화를 보완하기 위한 역할로 존재하는 것”이라며 “문중원 열사의 죽음은 대한민국 사회에 죽음의 외주화와 비정규직, 그리고 공공기관이 과연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제1 노총이 된 민주노총은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역할을 자임하며 문중원 열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203일...“이제 문재인 정부가 답을 내놔야”

문재인 정부가 또 다른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오늘로 톨게이트 투쟁 203일 째를 맞았다. 도명화 지부장과 유창근 지회장이 단식투쟁에 돌입한 어제, 도로공사는 또 한 번 뒤통수를 쳤다”며 “2015년 이후 입사자를 포함해 모두 직접고용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지만, 이는 대국민 사기극 수준의 말장난이었다. 실상은 2015년 이후 입사자는 재판 결과에 따라 근로계약이 해지되는 조건부 직접고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진짜 뒤통수를 맞은 건 청와대였다. 이 안이 나오기 전, 청와대는 도로공사에 모두를 직접고용하겠다는 중재안을 던졌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일개 공공기관이 청와대의 입장을 뒤집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제 청와대와 문재인이 답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투쟁선포 결의문을 통해 △문중원 열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특수고용 노동자인 문중원 열사의 뜻을 이은 비정규직 철폐, 직접고용 쟁취 △노동자를 장시간 노동에 가두는 문재인 정부의 입법 조치 △문재인 정부의 친재벌 반노동 정책 등에 맞서 전력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대회가 마무리 된 후 오후 4시 30분 경 부터 종각역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7시부터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 시민분향소 앞에서 집중 추모 문화제가 열리며, 문화제 이후 1박 2일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출처: 김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