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1만 명, 마사회 앞 ‘적폐청산’ 촉구 집회

‘문중원 열사’ 문제 해결 올해 첫 전국노동자대회...본관 진입 과정서 충돌

민주노총이 올해 첫 전국노동자대회(노대회)를 열고 한국마사회와 문재인 정부에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마사회 적폐청산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마사회 본관에 진입하려는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민주노총은 8일 오후 2시 과천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앞에서 ‘문중원열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마사회 본관을 차벽 등으로 봉쇄하고, 진입을 시도하는 참가자들을 막아서면서 약 1시간 가량 충돌과 대치가 이어졌다. 같은 시각 집회 참가자 일부는 경마장에 들어가 마사회의 적폐를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오후 3시 10분 경부터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고 문중원 열사의 유족을 비롯한 1만 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정부와 한국마사회에 설 명절 전 해결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마사회 적폐에 개입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며 “살인기업화되고 있는 마사회 적폐를 정부가 방치한다면 정부도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문중원 열사 부친인 문군옥 씨는 “오죽하면 광화문에 죽은 아들의 시신을 두고 매일 얼음을 넣어가며 싸우겠느냐”며 부산경남경마장에서 발생한 연이은 사망 사건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요구했다.

문중원 열사 장인인 오준식 씨 역시 “71년 동안 바뀌지 않은 권력 구조 때문에 기수와 마필관리사는 대부분 인간 취급도 못 받고 있다”며 “나라에 세금을 많이 내는 공공기관이라 마음대로 갑질과 비리를 저질러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냐. 부산에서 발생한 7명의 죽음에 대해 정부는 도대체 왜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것이냐”며 정부를 규탄했다.

현재 문중원 열사 유족 및 노조 등은 문중원 열사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마사회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때 까지 책임자 처벌 등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경마시행규정 제105조에 따르면 마사회 회장은 경마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경우 통신기록 및 금융기관 거래내역서 등의 자료제출을 요구해 자체조사를 할 수 있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은 “통신기록과 거래내역을 확인하면 마사회 직원들 줄줄이 잘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마사회는 정규직에게는 성추행을 하고 각종 비리를 저질러도 근신, 경고, 견책만 난발했다. 그런데 마사회 지원직은 작은 잘못이라도 바로 면직 시켜버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마필관리사였던 박경근, 이현준 열사 사망 후에도 마필관리사들의 고용불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결렬된 교섭에서 마사회 측은 2017년 박경근, 이현준 열사 사망 후 고용안정 약속을 지켰다고 발언한 바 있다. 석병수 본부장은 “현재 다섯명의 마필관리사들이 일감도 없고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최저임금을 받는 동료들은 10만원씩 돈을 모아 동지들에게 돈을 주고 있다”고 폭로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열사를 서울로 모시고 40여일 넘게 추모문화제에서 우리는 제8의 문중원 열사를 만들지 말자고 했다”며 “연쇄살인범 한국마사회는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우리는 오늘 노동자대회를 포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8일은 고 문중원 기수가 사망한지 72일째, 서울 세종로공원으로 시신을 옮긴 지 44일째다. 유족 및 시민사회는 목요일마다 청와대 헛 상여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22일에는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2차 촛불행진’과 ‘죽음의 경주를 멈추는 희망버스(가칭)’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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