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협력사·하청, 권고사직·정리해고 시도 속출

공공운수노조, “영종도·항공산업부터 한시적 해고금지 도입해야”

항공사 협력사 및 하청업체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노동자들을 무급휴직 처리를 하거나 해고를 시도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항공사의 협력사, 하청업체들이 누락되면서 비판도 일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31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출이 어렵고, 현금 유동성 위기에 빠진 사업주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기피하고 무급휴직과 퇴사를 강요하고 있다”며 “고용유지금을 선지급하여 무급휴직과 해고를 방지하고, 사업주들은 해고 금지 약속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코로나19 사태 이전 평균 이용객은 20만 명이었으나, 현재는 95%가량 감소해 9천316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 24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수가 개항 이후 처음으로 1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앞서 인천공항은 지난 26일 코로나19 관련 '3단계 비상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비상운영 계획은 △1단계 공항기능 축소(일일여객 7천 명 ~ 1.2만 명 기준) △2단계 부분 셧다운(일일여객 3천 명~7천 명 기준) △3단계 셧다운 확대(일일여객 3천 명 미만 기준)을 내용으로 한다.

노조는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와 항공산업 노동자들에게 ‘한시적 해고(계약해지) 금지’ 도입 및 확장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 25일 항공업을 특별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을 90%까지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사측은 무급휴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항공관련 업종 중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국토부)의 임대료 및 시설료 감면 중심 지원과 항공사 긴급자금지원은 신속한데 반해, 노동자들은 특별고용지원업종(노동부) 사각지대로 방치돼 무기한 무급휴직·해고에 직면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시 인천공항 전체 노동자와 연관 산업 노동자들의 고용 위기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 항공사의 협력사인 지상조업사에서 근무 중인 서호섭 민주한국공항지부 부지부장은 “(정부가) 항공업계 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항공사 위주의 지원에 불과한 탁상행정으로 공항에서 일하는 7만여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항공 관련 협력사 및 하청업체의 경우는 정리해고를 시행하거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상황이 더 심각했다. 노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자회사의 하청업체 ‘EK맨파워’는 전체 직원 400여 명 중 74명을 제외하고 해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 협력업체인 ‘아시아나KO’는 4월만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5월부터는 무기한 무급휴직 및 정리해고에 들어간다. 무기한 무급휴직을 신청하지 않는 노동자는 선별을 통해 해고통보를 한다는 계획이다.

김정남 아시아나KO지부 지부장에 따르면 제 1노조인 한국노총은 지난 24일 사측과 무기한 무급휴직에 합의를 했다. 그는 “현재 제 2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사측과 임금체불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며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면 회사로 돌아갈 수 없으니 사실상 정리해고인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 사는 인천공항 청년노동자들이 월세를 아끼기 위해 부모님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어 인근 자영업자들도 위기를 겪고 있다. 영종도 넙디마을에는 5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20~30대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공공운수노조는 항공산업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영종도·항공산업 노동자부터 ‘한시적 해고(계약해지) 금지’ 도입 및 확장 △인천공항-영종지역(인천 중구)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조속히 지정할 것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허점 개선, 지역별·사업장 단위(부서)별 신청을 가능하게 할 것 등을 요구했다.

끝으로 노조는 한시적 해고금지 도입을 위해 진보정당 및 국회의원 후보들과의 면담을 추진할 것을 밝혔다. 아울러 인천 중구와 협의를 통해 인천공항 상주 노동자 뿐 아니라 인천공항 인근의 연관 사업의 고용유지를 위한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노동부와의 실무협의를 통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선지급하고 사업주들이 해고금지를 약속하는 조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