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간접고용노동자 권고안’ 허송세월만”

“경제계 제안에 신속한 후속 조치 이행과 대조적”

국가인권위원회의 간접고용노동자 제도개선 권고 사항을 두고 정부가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6개의 노조, 단체, 정당 등으로 구성된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는 7일 오전 10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와 문재인 정권은 위험의 외주화 근절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인권위 권고사항에 대해 수용 불가라는 반노동적이고 친자본적인 본색을 드러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재난 상황에 맞춰 국가적 위기라 핑계를 대며 전경련, 경총 등 경제계 단체들이 제안했던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선이나 화관법, 화평법 등 관계 법령의 유연한 적용, 노동시간 연장 및 유연화 등의 모든 요구에 대해서는 전폭 수용,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에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산업안전보건법의 도급금지 범위 확대 △생명·안전 업무 구체화 및 외주화가 제한되는 업무 기준 마련 △원하청 통합관리제도 적용 범위 확대 등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29일 답변 회신을 통해 ‘도급금지 범위 확대’는 개정법 운용상황에 따른 중장기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산업노조 한전산업개발본부 사무국장은 “문재인 정부는 발전소 노동자에 대한 외주화 철회 및 도급금지를 통해 새로운 공공기관에 직접 고용한다”고 말하며 “1급 발암물질에 대한 신속한 대책 마련, 2인 1조 시행 등을 언급하며 국민생명을 지킨다 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숙 김용균 재단 대표는 원청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기업들을) 옹호해주며 원청이 처벌받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며 “시설의 소유와 운영의 분리로 사측은 안전에 대한 권리를 지키지 않고 비용 절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경제활력 제고와 고용·노동시장 선진화’ 요구를 국회에 제출해 노동계의 비판을 받았다. 요구 사항에 △특별(인가)연장근로 허용 사유 확대 △부당노동행위 사용자 형사처벌 규정 삭제 등 반노동적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백종성 변혁당 조직위원장은 “경총 요구로 파견법이 전면 확대되기 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었다”며 “노동자들이 쓰다 버리기 쉬운 존재가 돼야 한다는 게 경총의 요구며 그 요구를 받아들여 법안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여당이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