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발언 총선 후보, 낙선운동 벌일 것”

전장연, “정치인은 장애인을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총선 후보자들에 대한 낙선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낙선 운동은 이번 4.15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하태경, 주호영, 박용찬 후보를 비롯해 무소속 홍준표 후보 등 총 5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2019년 8월 7일 자유한국당 대표 및 최고위원 연석회의)
- 황교안 서울 종로구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국민은 그 말(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발언에 대해)한 사람을 정신장애인이라고 말한다”(2018년 12월 28일 페이스북 게시물)
“관제언론은 벙어리를 장애인 비하라고 시비만 한다”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쳐다보는 외눈박이 세상이 됐다”(2019년 8월 12일 페이스북 게시물)
- 홍준표 대구 수성구을 무소속 국회의원 후보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해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2019년 8월 11일 페이스북)
- 하태경 부산 해운대구갑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그런 상태로 총리가 된다면 이것은 절름발이 총리이고 후유증이 엄청난 것이죠”(2020년 1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주호영 대구 수성구 갑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다”(2020년 1월 1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2020년 신년기획 청년과의 대화’ 중 장애인 비하 발언 비판 논평)
- 박용찬 서울 영등포구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전장연은 9일 오후 12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을 일주일을 앞둔 현재까지 수많은 국회의원 후보들이 각종 TV토론 및 연설 등 입장 발표를 통해 서슴없이 장애인 비하 발언을 일삼고 있다”며 “장애인을 향한 비하 발언을 일삼은 정치인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낙선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16일 장애인 당사자 64명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황교안, 하태경 후보와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장애인 비하 발언 관련 진정을 접수한 바 있다. 그러나 전장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5일 인권위는 진정을 각하하고 의견표명 수준의 대응에 그쳤다.

전장연은 기자회견에서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통해 총선 전에 정치인에 대한 장애인 비하·혐오·차별 발언에 대한 권고를 강력하게 요청했음에도 인권위는 지금까지도 시정권고를 하지 않은 채 정치권 눈치 보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황교안 후보의 발언들을 인용해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 문제를 비판했다. 김성은 활동가는 “황교안은 권력을 쫓는 사람을 ‘권력에 눈먼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외에도 총선 투표용지가 긴 것과 관련해 키가 작은 사람은 들 수 없다는 등 비례 정당 관련 문제를 꼬집으며 키 작은 사람을 빗대어 표현했다”며 “저시력 장애인은 (해당 발언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정치인은 상대방을 비하·비판하고 싶을 때 신체 특징 혹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을 빗대어 사용한다”며 “장애인 당사자를 매우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든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국회의원도 의무적으로 장애인 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제도화하고 의무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 의무적으로 이수하지 않으면 국회의원에 나오지 못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장애인 당사자들은 총선 때까지 각자 지역구 후보를 중심으로 유세 현장을 방문하며 낙선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주최측에 따르면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총선 후보자 이름을 피켓에 명시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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