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철거된 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 또다시 계고장 붙어

두 차례 철거된 농성장, 17일 종로구청 또다시 철거 예고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자들의 두 번째 농성장이 지난 16일 철거된 가운데, 같은 자리에 텐트 6동이 들어섰다. 아시아나 하청노동자들은 농성장이 있던 자리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17일 오전 종로구청이 또다시 계고장을 부착하면서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17일 오전 10시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권력의 칼날은 가난한 하청노동자가 아닌 탐욕스러운 재벌을 향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 극복, 단 하나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일은 결코 말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아시아나케이오 코로나해고 사태 해결 없이 모든 일자리를 지키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오전 6시 50분 경 수십 명의 종로구청 철거반과 백여 명의 경찰은 아시아나항공 정리해고자들의 두 번째 농성 천막을 철거했다. 이에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자 8명 중 6명은 텐트를 설치해 노숙·농성을 이어갈 것을 밝혔지만, 종로구청은 17일 오전 9시 25분 경 또다시 ‘17일 오후 1시까지 텐트를 자진 철거할 것’을 통보했다.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과 종로구청 용역이 매일 찾아와 수십장의 계고장을 붙이더니 어제 아침에는 각종 폭언 폭력을 휘두르며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그래서 농성 텐트 6개를 쳤더니 또 다시 오늘 1시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우리 해고노동자들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수백 번이라도 농성천막을 치고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8명은 지난달 11일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현재 해고자 8명 중 6명은 △정리해고 철회 및 즉각 원직복직 △아시아나케이오 무기한 무급휴직 전면 재논의 등의 요구를 걸고 지난 15일부터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농성 투쟁 중이다.


명숙 인권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 전체를 금지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집회를 무조건 금지하는 나라는 독재국가가 아닌 이상 없다. 집회의 자유는 기본권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헌법에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명시돼 있다. 심지어 헌법으로 집회를 보장하고 있는 나라는 많이 없다. 헌법에서 집회 금지를 보장하게 된 것은 독재 권력에 맞선 민주주의였다”며 “법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가 행정명령으로 고시만 하면 끝인 지금 상황이 바로 독재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 역시 “정의당은 지자체와 정부에 매우 유감을 표하고 규탄한다”며 “청와대는 기업을 살리겠다며 200조를 쏟아부었다. 왜 기업에는 200점짜리 정부가 되고 정리해고 노동자들에게는 0점짜리 정부가 되느냐”고 비판했다.

  17일 오전 9시 25분경 종로구청이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자들의 텐트에 부착한 계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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