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노조 “서울시장 사망으로 중단된 투쟁 재개”

CIC 청산, 차별 시정 요구…“서울시는 ‘민간위탁’ 멈춰야”

지난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파업을 유보한 9호선 노동자들이 투쟁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하철 9호선 2·3단계 민간위탁 저지를 내걸고 지난달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서울교통공사에 서울교통공사독립채산체(CIC) 청산 및 직원에 대한 차별 시정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부터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파업을 선언했던 이유는 지난달 9일 CIC 청산 등을 내용으로 진행된 교섭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공사는 현재까지 2018년, 2019년의 노사합의 사항인 CIC 청산 및 직원 처우 문제 개선에 관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서울교통공사가 ‘9호선운영부문’이라는 독립채산체(CIC)를 위탁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조기에 이를 해소하고 공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CIC 청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지난달 1일에는 서울시가 9호선 2·3단계에 대한 민간위탁 모집 공고를 내 논란이 됐다.

공공운수노조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서울메트로 9호선지부는 3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CIC 청산,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며 오는 4일을 시작으로 시장의 부고로 멈췄던 투쟁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9호선지부의 투쟁은 오는 12일 민간위탁 입찰 공고 마감과 14일 우선협상 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재개됐다.

노조는 “문제는 민간위탁 입찰 참여 업체가 최저 입찰가로 적어낸 금액 안에서 모든 운영관리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라며 “현장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노동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우리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며 고용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노동조건의 개선에 대한 사항과 사업장의 계약만료 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9호선 2·3단계는 서울교통공사 내부의 ‘9호선 운영 부문’이라는 부서가 운영하고 있어, 서울교통공사의 취업 규칙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신상환 9호선지부 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정규직도 아니며, 민간위탁 3년 계약에 묶여 있어야 할 용역회사 직원도 아니”라며 “한국에 없었던 이 CIC는 우리 사업장이 최초이자 마지막이 되어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부는 오는 4일부터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며, 준법투쟁 및 파업 돌입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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