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구성, 연이은 정의당 배제에 비판 거세

민주노총 “다양성과 소수의견 존중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폭력”

20대 국회에 이어 정의당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소위원회에서 배제되며 소수의견을 무시하는 폭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은 “국회 내 거대 정당 간의 불공정한 담합 행위”라며 비판했고, 민주노총은 “다양성과 소수의견 존중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7일 국회 환노위 여야 간사는 환노위 소속 4개 소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환경법안 소위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법안심사 소위는 안호영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예산결산심사 소위원장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청원심사 소위원장은 윤준병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각각 맡았다.

  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소위 구성안건 의결에 앞서 ‘양당 교섭단체 중심의 의회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민주주의는 소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2004년 진보정당이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한 후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진보정당을 노동법안 소위에서 배제한 경우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대 국회 하반기에 우리 이정미 의원이 배제됐고 이번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처음부터 정의당을 노동법안 소위에서 배제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회에서 가장 치열한 일터인 상임위원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이야기될 수 있도록 소위 구성을 다시 한번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10명이던 고용노동법안심사 소위 의원을 8명으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정의당 이정미 전 의원이 배제된 바 있다.

오히려 민주당은 강 의원의 재고 요청에 ‘통 큰 양보’를 강 의원에 요구하기도 했다. 환노위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반기, 후반기 해서 1년씩 (소위 구성을) 교체하기로 했으니 충분히 정의당의 목소리도 담을 수 있다”라며 "강은미 의원이 통 크게 양해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옥주 환노위원장도 “어렵게 합의된 만큼 양해해주시면 강은미 의원 발언을 소수의견으로 속기록에 남기고 의결하겠다”라고 밝혔다.

"거대 정당 간의 불공정한 담합 행위"

정의당은 7일 브리핑에서 강은미 의원의 환노위 고용노동소위 배제 사태와 관련하여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임종성 의원이 강은미 의원에게 ‘통 크게 양해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어이가 없을 뿐이다. 오히려 결단해야 할 것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협치를 부정하고자 한 국회 내 거대 정당 간의 불공정한 담합 행위에 대해 의회 내 민주주의가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민주주의는 소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7일 논평에서 “의석수를 무기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을 배제했다”라며 “이는 다양성과 소수의견 존중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근기법 11조, 노조법 2조 등 노동자 민중에 의해 직접 발의될 법안에 대해 온갖 물타기와 가지치기를 하기 위해 법안심사소위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두 당의 의석수를 무기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패를 자행하면서도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고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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