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절규 담은 조선일보

[1단 기사로 본 세상] 세입자 고민 담은 한겨레…수도권과 몇몇 광역시만 아등바등

[편집자주] 주요 언론사가 단신 처리한 작은 뉴스를 곱씹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려고 한다. 2009년 같은 문패로 연재하다 중단한 것을 이어 받는다. 꼭 ‘1단’이 아니어도 ‘단신’ 처리한 기사를 대상으로 한다.

조선일보가 지난 11일 8면에 ‘내집에 내가 못 들어간다, 전세 끼고 산 새 주인의 절규’라는 제목의 2단짜리 기사를 썼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서울에서 전세 살던 30대 A씨가 아파트를 샀다가 일이 틀어진 사례를 다뤘다. A씨는 지난달 경기도에 위치한 아파트를 올해 말 계약기간이 끝나는 전세를 끼고 사들였다. 전세가 끝나면 A씨 자신이 입주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일이 틀어졌다. A씨는 세입자로부터 “이전 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022년 말까지 2년 더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조선일보는 국토교통부와 법무부가 새 집주인이라 해도 기존 집주인과 세입자가 맺은 계약 내용을 승계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추가로 2년 더 거주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7월말 정부와 여당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전격 개정하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생애 처음 내 집을 마련했는데, 기존 세입자에게 밀려 내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거리에 나앉을 판”이라는 A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받아 적고는 기사 제목엔 ‘새 주인의 절규’라고 절박하게 달았다.

집주인의 안타까운 사정을 구구절절 담아낸 조선일보는 다음날(12일) 26면 만물상 칼럼에도 ‘내 집인데 내가 못 들어간다’는 제목으로 비슷한 사정의 집주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아냈다. 조선일보는 만물상 칼럼에선 “전 재산 쏟아 부었는데 갈 곳이 없어 노숙해야 할 판”, “만기 때 나가겠다던 세입자가 법 시행 이후 계약 갱신권을 주장하며 이사비를 1000만원이나 요구한다”는 집주인들의 볼멘소리를 담았다. 조선일보는 “하소연할 곳도 없는 피해자들은 온라인 모임방을 만들어 억울함을 쏟아내고 있다”고도 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9월11일 조선일보 8면, 한겨레 18면, 9월12일 조선일보 26면

조선일보가 ‘새 주인의 절규’를 썼던 같은 11일 한겨레는 18면에 ‘집주인이 살겠다면 어쩌나… 임대차2법에도 불안한 세입자’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기사를 썼다. 한겨레는 같은 개정 임대차법을 놓고 조선일보와 정반대로 세입자의 입장에서 기사를 썼다. 한겨레에 나온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 아파트에 사는 세입자 김모 씨는 올 연말인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고민이다. 개정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2년 더 거주할 수 있지만 최근 이 지역 전세가 급증해 2년전 3억8천만원으로 계약했는데 지금 주변 전세 시세는 5억원 수준으로 크게 뛰었다. 세입자 김씨가 계약갱신을 청구하면 5% 상한에 묶여 1900만원만 더 내면 2년 더 살 수 있다. 그러나 집주인이 불쾌해 직접 거주하겠다고 나서면 “융통 가능한 5천만원 정도는 올려줄 각오를 하고 집주인 의향을 살펴볼 계획”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최근 2년 새 전세가 5% 이상 안 오른 곳이 거의 없다. 특히 2배 가까이 급등한 지역의 “집주인이라면 본인이나 부모, 자녀 등이 거주하겠다고 통보하고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전세가 폭등한 지역 세입자라면 계약갱신을 요구할 때 임대료는 집주인의 성향을 고려해 5%를 넘는 인상률을 합의하는 것도 또 다른 대안”이라고 했다.

같은 법을 놓고 한쪽은 집주인 입장, 한쪽은 세입자 입장에서 기사를 썼다. 자가 소유자가 60%에 달하기에 조선일보처럼 집주인 입장에서 기사 쓰는 게 다수 의견인가. KB국민은행의 지난 6월 월간KB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평균은 9억2500만원으로 지방 5대 광역시 평균인 2억9400만원의 3.2배였다. 이보다 더 시골로 가면 가격은 더 떨어진다. 같은 집 한 채라도 수도권과 시골은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그래서 ‘똘똘한 한 채’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한쪽은 죽자고 집주인을 챙기고, 다른 한쪽은 세입자를 챙긴다. 그러나 수도권과 5대 광역시만 벗어나면 모두 남의 나라 얘기다. 어느 쪽의 삶의 질이 더 높은지 살펴보는 게 언론의 역할 아닌가.

당선 전후 재산 많이 는 의원 ‘국국민 국국민 국국국민’

‘국국민 국국민 국국국무’

당선 전후 재산이 많이 늘어난 국회의원 상위 10명의 당적이다. 맨 마지막 10위 양정숙 의원은 비록 무소속이지만 4년전 민주당 비례로도 나섰고,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제명당했기에 누가 봐도 민주당 사람이다. 여당 추천으로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임명 한 달여 만에 이번 총선 출마한다며 사퇴해 논란도 일으켰다. 물론 2017년 대선 땐 문재인 캠프 법률특보로도 활동했다.

  경향신문 9월15일 6면

결국 ‘국국민 국국민 국국국무’는 ‘국국민 국국민 국국국민’이다.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부동산 꼼수의 달인 10인을 꼽으라면 이처럼 7 : 3 정도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으로 갈린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삿대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부동산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2.5배나 더 가진 자들의 정당이다. 하기야 의원 6명인 정의당에도 1/3인 2명이 다주택자인 걸 보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일반국민을 찾기는 어렵다.

소유 부동산을 줄여서 신고했다가 걸린 의원들은 대부분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국회의원 당선 전후 재산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은 과히 꼼수의 달인들이다. 그런데 이번 분석도 경실련이 해냈다. 참여연대의 분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