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동자 사망 “택배산업 노동강도 높아져 안전 위협”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로 택배산업 특수, “전수조사, 근로감독 해야”

지난 12일 쿠팡물류센터에서 야간 분류작업을 하던 20대 청년이 사망하면서, 물류노동자 안전과 관련한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활동 증가로 노동강도가 높아져 물류노동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쿠팡]

앞서 지난 12일 오전 6시 경, 경북 칠곡 쿠팡물류센터에서 야간 분류작업을 하던 20대 청년A씨가 퇴근 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원인 불명 내인성 급사’였다. 그는 칠곡센터에서 1년 이상 일해 온 일용직 노동자로, 야간 택배 물류 분류작업을 해 왔다. 평소 A씨는 지병이 없었으며, 술이나 담배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과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는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쿠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한 채 칠곡 센터 노동자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돼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제 정부와 사회가 쿠팡 노동자를 함께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일용직 야간 택배분류를 하던 A씨에게는 사실상 근무 선택의 자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센터가 셔틀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외곽에 있어, 연장근무가 있는 날은 셔틀버스 미 운행으로 야간근무자가 꼼짝없이 회사에 갇혀 연장근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A씨 역시 하루 8시간, 주5일을 근무했으며 물량이 많은 날은 30분~1시간 30분까지 연장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내 높은 노동강도와 업무 스트레스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책위는 “쿠팡에만 있는 시간당 생산량(UPH) 기준이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검수, 집품, 포장, 분류, 상차 등 모든 공정에서 개인별 UPH가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감시당하고 10분만 UPH가 멈춰 있어도 지적을 당하기 때문에 화장실도 쉽게 가지 못한다”며 “UPH는 점심시간을 포함한 쉬는 시간에도 측정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나 식사를 거르는 노동자도 있다. UPH가 평균 이하로 떨어지면 관리자는 방송으로 불러 호통을 치며 창피를 준다. 노동강도가 높아지면서 계약직보다 아플 때 쉴 수 있는 일용직을 스스로 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책위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활동이 늘었고, 택배산업이 특수를 맞았다. 평소 노동강도 이상의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물류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는 택배산업 작업현장 전반에 대한 근로감독과 전수조사를 조속히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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