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 쟁의행위 없었는데 기습적 '집하금지' 조치

택배연대노조 "집하금지 조치는 직장폐쇄와 다름없는 악질적 횡포"

25일 롯데택배의 기습적인 집하금지 조치에 택배노동자들이 ‘불법적 직장폐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집하금지 조치는 해당 구역의 택배를 접수받지 않는 것으로, 그 구역을 담당했던 택배노동자는 일감이 없어지게 된다. 롯데택배 노동자들은 “집하금지 조치는 택배노동자에겐 직장폐쇄와 다름없는 악질적인 횡포”라며 “조합원들이 아직 파업 절차를 밟지도 않은 상황에서 집하금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고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위원장: 김태완, 이하 택배연대노조)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택배의 집하금지 조치를 규탄했다.

택배연대노조는 “25일 롯데택배가 택배연대노조 소속 롯데택배 조합원들의 구역에 대해 집하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집하금지 조치가 내려진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 울산, 광주, 창원거제 등은 롯데택배 조합원들의 구역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택배연대노조는 롯데택배 조합원들이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롯데택배가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집하금지라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23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사건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보다 앞서 택배연대노조는 롯데택배 서울과 경기지역의 4개 대리점 측과 여러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롯데택배는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나 증가했는데도, 배송수수료를 삭감하면서 악질기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서울 송파의 건당 배송수수료는 2017년 968원, 2018년 935원, 2019년 880원에서 올해엔 825원(부가세포함)까지 떨어졌다. 서울 강동도 2018년 1,130원 하던 수수료가 올해엔 840원(부가세포함)까지 삭감됐다.

택배연대노조는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고된 노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롯데택배는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삭감하면서 배송을 더욱 늘릴 것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이뿐만이 아니라 롯데택배는 한달에 15~20만 원씩 상하차비를 택배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 유일한 택배사이고 자동분류시스템은커녕 지붕도 없는 곳에서 분류작업을 하는 말 그대로 최악의 작업환경을 지닌 곳”이라고 비판했다.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분류 지원인력 1천명 투입', '2021년부터 산재보험 100% 가입', '물량 조절제 도입', '연 1회 건강검진 지원' 등 택배기사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확대로 택배물량이 급증하며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 사망이 올해만 13건에 달한다. 정부는 이에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산재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했으나, 전속성 기준의 문제로 쉽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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