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코로나 재확산으로 ‘대폭 축소’

25일 총파업, 20만 참여·전국 민주당 사무실 9인 이하 기자회견으로 변경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민주노총의 노조법 개악 저지 총파업·총력투쟁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


당초 민주노총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총파업 집중 대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전국 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9인 이하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는 지난 23일 서울시의 10인 이하 집회 금지 조치에 따른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은 오는 30일 열리는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와 12월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맞춰 각각 1박 2일 국회 앞 상경 집중 투쟁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취소했다. 지역에서도 지자체별 지침을 준수해 일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도 총력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관련 언론 보도들에 대해 23일 “마치 민주노총의 파업투쟁이 코로나19의 대대적인 확산에 일조할 것이라는 뉘앙스, 아니 이미 결론을 낸듯한 투다. 민주노총의 상황과 입장은 삭제하고(아니 묻지도 않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민주노총이 파업에 나서는지에 대한 이유가 빠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총파업·총력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 역시 같은 날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보건, 돌봄, 택배, 방역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모두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한 한마디 말도 없는 게 지금의 정치권이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25일 총파업에 금속 완성차 3사를 비롯한 부품사, 건설 타워크레인, 공공부문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 15만~20만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동개악법 국회논의 중단 △10만 국민동의발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3법’ 입법 △필수노동자 범위 및 일자리 대폭 확대 △시차제 출퇴근 전면 시행, 출근인원 조정과 이에 따른 휴무인력에 대한 유급휴가 인정 △가능한 업종에 대한 유급재택근무 시행 등 5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부 노조법 개정안은 “비종사자를 사업장에 출입을 못 하게 한다. 이미 광주에서는 현재 산별 노조 위원장이 사업장에 들어가면 가처분 결정에 따라 100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 금속노조는 현재 모든 단위 사업장 간부의 임기는 2년이다. 정부는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상한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려고 한다. 2년 동안 한 번도 교섭하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법이 문재인 대통령의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관련해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아야 한다. 산안법 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사용주가 2천만 원에 불과한 벌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 50인 미만인 하청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동화 민주일반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우리 노조는 교섭하려고 해도 사장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제야 비정규직들이 노조로 노예 생활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정부가 발목을 잡으려 한다. 이게 정부의 노조법이다. 현장에서는 노조가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10개월간 코로나19로 510명이 사망했다. 1년에 노동자들은 2천 명이 사망하고 있다. 비교했을 때 4배가 많다”며 노조법 개악 저지와 전태일3법 입법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당이 노동개악을 강행할 경우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해 확대된 총파업 방안을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산업재해 관련 유가족들이 여의도 민주당 사무실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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