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부동산 ‘몰수’와 ‘사회화’를 가리키다

[특집호] 서울·수도권 청년 500명 여론조사

차례

① 안전한 곳에 살고 있습니까?
② 무주택자만 ‘빚더미’ 앉게 만드는 ‘갭투기’
③ 부동산 법인, 주택임대업에 뛰어들다
④ 청년들, 부동산 ‘몰수’와 ‘사회화’를 가리키다
⑤ 문 정부 5년, 주거의 질은 나아졌나요?
⑥ 문재인 정부의 ‘주거 사다리’에서 떨어졌다
⑦ [인터뷰] 문재인 정부도 ‘주택공급 만능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⑧ 인포그래픽 세계 집값 지도
⑨ 재벌의 부동산 투기 50년사, 서울 두 개를 사들였다
⑩ [인터뷰] 모든 무주택자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법
: 전장호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시당 대표
⑪ 워커스 사전: 성장
⑫ 한국의 주거권 운동과 실험들
⑬ [인터뷰] 도시 난민들의 운동, ‘사적소유’를 흔들어야 한다
: 김상철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정책팀장
⑭ ‘의료 사회화’처럼 ‘주택 사회화’도 가능하다
⑮ [인터뷰] 빌라왕 잡는 유일한 대안, “주택 사회화와 탈 상품화”
: 이안 클로트워시 베를린 주택 사회화 운동 활동가

[출처: 홍진훤]

모두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혀를 내두른다.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으며, 전셋값 역시 50% 상승했다. 자가보유율은 통계를 작성한 2006년부터 제자리걸음 이다. 2020년 기준 전국의 41%가, 수도권의 47%가 무주택 상태에 있다.(1) 특히 수도권 지역 청년 가구의 자가보유율은 14%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등으로 청년의 고용 여건이 악화하고 주거비 부담은 증가해 청년 주거불안은 더욱 심화했다.

게다가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으로 임대사업자가 급격히 늘어나 세입자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임기 동안 27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어째서 우리는 끝도 없는 주거 불안에 내몰려야 하는 걸까. 《워커스》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2·30대 500명에게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물었다.


청년 82.6% 주택 구매 어려워...26% “집 안 산다”


설문에 응답한 청년 중 무주택자는 57.3%였고, 유주택자는 42.7%였다. 무주택자들의 점유 유형은 전세가 22.3%, 부모 또는 지인 집에서 사는 경우가 19.7%, 월세가 15.3%였다. 무주택자들 중 향후 주택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7.4%였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 쉬울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은 4.9%에 불과했다. 나머지 62.5%는 주택 구매 의향은 있지만,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무주택자 중 26%는 주택 구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 4명 중 3명은 주택 구매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10명 중 7명, “공공임대주택 주거 의향 있어”

《워커스》는 무주택 국민에게 소득 및 재산과 상관없이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한다면 거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응답자 68.7%가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청년 주거 정책으로 주택 구입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은 기회가 된다면 공공임대주택의 거주를 원하고 있었다.

거주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31.3%의 청년 중 가장 많은 52.9%(복수응답 가능)가 ‘자산 가치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취약 계층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51%를 그 뒤를 이었다. 무주택자라는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이 36.3%, 낙후한 시설이 28.7%, 기타 답변이 3.8%를 차지했다.

청년 73.3%가 ‘베를린 민간기업 소유 주택 몰수’에 동의

《워커스》는 주택을 사회화해 임대료를 규제하는 베를린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예상보다 많은 청년이 ‘사회화’라는 과감한 선택지에 표를 던졌다. ‘몰수’라는 다소 극단적이고도 반시장적인 단어에도, 다수의 응답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 이러한 변혁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구체적으로 ‘베를린에서 부동산 기업 소유의 주택을 몰수하는 국민투표가 통과됐다. 다주택자와 부동산 기업 소유의 주택을 사회화해 임대료를 규제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50%가 ‘어느 정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23.3%는 ‘매우 찬성한다’고 응답해, 73.3%가 민간기업 소유 주택 몰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별로 찬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7.7%, 전혀 찬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9%였다.

청년 80.9%, “재벌 대기업 불로소득 환수해 사회화해야”

나아가 응답자들은 재벌 대기업이 보유한 투자부동산과 불로소득의 사회화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동의를 표했다. ‘한국 30대 재벌 대기업이 보유한 투자 부동산은 약 500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재벌 대기업의 투기성 비업무용 부동산과 불로소득 등을 환수해 부동산 시장 지배력을 약화하고, 이를 공공의 영역으로 사회화하는 방안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10명 중 8명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답변이 52%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28.9%는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해, 80.9%가 기업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반면 ‘별로 필요하지 않다’라는 답변은 11.6%, ‘전혀 필요하지 않다’라는 답변은 7.6%에 그쳤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집을 가진 사람이 절반 이상이라고 하지만 불로소득으로 자산 증식과 특혜를 얻는 사람들은 서울 및 수도권에 다주택을 보유한 소수다. 많은 사람이 이를 문제라고 보지만, 자산을 갖기 어려운 청년 계층은 특히 강한 반감을 보인다는 게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이어 “부동산 문제는 그동안 금융, 건설 같은 경제 정책의 문제로만 접근하다 보니, 체제 내 경제시스템 논리에 복속돼 온 측면이 있다”라며 “이제 이를 주거의 문제로 가져와 보다 근본적이고 권리적 측면에서, 변혁적 관점에서 대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집값 상승’과 ‘불로소득 및 투기 규제 미흡’ 꼽아


응답자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로 ‘집값 상승’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들은 과도한 주택 가격 상승(74.3%)과 부동산 불로소득 및 투기에 대한 규제 미흡(41.2%)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다만 부동산 소유 및 개발에 대한 과도한 규제 답변도 19.3%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유주택자도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만큼, 소유에 대한 규제에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의 답변으로는 토지 및 주택에 대한 정보의 불투명성(13.7%), 공공(임대) 주택 부족(12.5%)이 뒤를 이었다.

현재 대선 주자들은 공급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주택 공급 부족이 문제라는 응답은 12.2%로 가장 적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청년들을 만나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 부동산 공급 계획’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임기 내 주택 250만 호 공급하고, 이 중 100만 호는 공공임대주택 성격의 ‘기본주택’으로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주택 250만 호 공급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응답자 절반 “주택과 토지는 공공재이므로 다주택 규제해야 한다”

다주택 투기를 규제해 1가구 1주택으로 제한하는 정책에 관한 질문은 의견이 반으로 갈렸다. 50.2%가 ‘주택과 토지는 공공재이므로 다주택을 규제해야 한다’고 답했고, 49.8%가 ‘주택과 토지는 사유재이므로 주택소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주택과 토지에 대한 사적 재산권을 절대적으로 강조한 사회 분위기가 아직 강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택과 토지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시급한 정책으로 다주택자(주택 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세금 강화(61.9%), 공공주택 제공(40.5%),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35.7%), 임대료 인상 제한(32.5%), 토지 국유화를 비롯한 토지공개념 전면 적용(30.6%),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및 후분양제도 폐지(23.8%) 등을 꼽았다.

설문조사

조사 의뢰: 《워커스》
조사 기관 : 두잇서베이
기간 : 2021년 11월 5일~2021년 11월 7일
조사대상 : 전국 만 19세~39세 시민 502명
조사지역 :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표본오차 : ±4.37%P (95% 신뢰수준)
대상추출방법 : 인터넷 사용자를 통한 자발적 참여 조사방법 : 웹상의 노출, e-mail, SNS 등

(1) 2020년도 주거실태조사 일반가구 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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