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1월 15일 문재인 정부 향해 열린다

전국민중행동, 서울서 개최 예고…“촛불 정부의 약속, 물거품 됐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했던 민중총궐기가 이번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열린다.


전국민중행동(준)은 4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 서울에서 2022 민중총궐기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를 자임했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약속했다”라며 하지만 “물거품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최저임금 인상은 휴지 조각이 됐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도, 주 52시간 노동도 적용되지 않는 노예노동지대로 남아있다”라며 “불평등한 세상을 갈아엎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다시금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올해 민중총궐기의 명칭은 “불평등을 갈아엎자! 기득권 양당 체제 끝장내자! 자주 평등사회 열어내자!”로 결정됐다.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이른바 촛불 정부인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라며 “소득, 교육, 일자리 불평등에 코로나19 불평등까지 이어지고 있다. 감염병 대응의 피해는 유독 노동자·민중 등 취약계층에 집중 전가되고 있다”라며 민중총궐기에 대한 결의를 전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위기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해고된 1~3명의 노동자는 어디 있고, 이들은 누가 보호하고 있는가. 현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자는 요구마저도 을과 을의 대립으로 내몰고 있다”라며 “우리는 위기가 불평등을 가속한다는 공식을 깨겠다는 대통령의 말대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오는 민중총궐기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들은 정부 권력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해남에서 트랙터를 몰고 국회 앞까지 갔고, 박근혜를 끌어내렸다. 그리고 촛불 정부를 세웠으나 이 문재인 정부가 처음 시작한 것은 식량자급률을 하향 조정한 것이었다. 그 결과 OECD 국가 중 한국은 최악의 상태로 곡물자급률은 21%에 불과하다”라며 이는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중 전체의 문제다. 국민 모두의 주권을 담아내는 총궐기를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도 이 자리에 참석해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다”라며 “24년 전 IMF 외환 위기 이후부터 우리 사회에 몰아쳤던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불평등을 낳았다면, 이제 그 체제와 반대되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설계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오는 민중총궐기는 그 논의의 사회적 합의를 모아야 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집회를 보장하라”

한편, 민중총궐기 대회 진행을 위해 제출한 집회 신고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불허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단체는 앞으로도 대회를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예정이며, 시설 내에서 진행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소와 관련해 정부와 토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중행동(준)은 “헌법 제21조는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방역을 이유로 기본권인 집회 자유를 위헌적으로 불법화해서는 안 된다. 집회를 보장하라”라고 요구했다.

전국민중행동(준)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만들어진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계승한 민중공동행동이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여기에는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여성, 학생 등 사회단체들이 소속돼 있다.

이번 대회의 요구안은 총 7개로 사회 공공성, 노동자, 농민, 빈민, 기후위기, 민주주의·인권, 한반도 평화 등과 관련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주택·의료·교육·돌봄, 교통 공공성 강화를 통한 평등사회로의 체제 전환 △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중대 재해 근본 대책 관련법 개정, 일자리 국가보장, 여성에게 가중된 무급 가사노동, 사회가 책임져라! 등의 요구를 내걸었다.

또한 △신자유주의 농정 철폐, 공공농업 실현! CP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참여 반대, 식량주권 실현 △노점관리 대책중단, 노점상 생계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 강제 퇴거 금지, 순환식 개발 시행, 철거민 주거 생존권 보장 △기후 위기 민중 주도의 체제 전환 △차별 금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집회 자유 보장.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 즉각 퇴출, 세월호참사 성역 없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자주평화통일 실현, 한미연합 군사 연습 영구 중단, 대북 적대 정책 철회, 사드 및 전략무기 도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평화협정 체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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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민중총궐기라면서 민중이 반대하는 차별금지법을 요구안이라고 넣어 놓았으니 이번에도 그들만의 잔치가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