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6주기, ‘위험의 외주화’ 드러났지만 변화 더뎌

공공운수노조, 생명·안전 주간 투쟁 선포…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예고

2016년 5월 28일 발생한 구의역 참사 6주기를 맞이해 공공운수노조가 생명·안전 주간 투쟁을 선포했다. 구의역 참사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했지만, 중대재해가 발생 책임이 있는 원청기업은 여전히 미약한 처벌을 받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까지의 추모기간 동안 반복되는 위험의 외주화 현실을 알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을 위한 선전에 나선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공동 파업과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도 예정돼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는 20일 오전 구의역 2층 개찰구 앞에서 구의역 참사 6주기 추모주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공운수노조는 “공공기관의 만연한 안전인력 및 안전예산 부족, 위험이 외주로 밀려나고 죽음이 외주화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개악 시도를 저지하고 제정 취지에 맞는 제대로 된 법을 만들기 위해 개정 투쟁이 필요하다”라며 6주기 투쟁의 이유를 밝혔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2016년 5월 28일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의 스크린도어 수리공이었던 19살 김 군은 홀로 일하다가, 가방 속에 컵라면을 남긴 채 죽임을 당했다. 우리 모두가 김 군에게 미안해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그 후에도 고 김용균 노동자, 고 이선호 학생을 포함해 매일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새 대통령은 지금보다 노동을 더 유연하게 하겠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더 죽어야 노동이 유연해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공공운수노조는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또 투쟁의 길을 나서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도 인력 감축을 예고한 서울시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명 위원장은 “새로운 정부가 바뀌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노동자의 안전. 생명을 지키겠다는 소리는 없다. 오히려 작은 정부를 외치며 자본의 효율화만 외치는 노동개악 정책은 더 크고, 더 험난한 생명. 안전의 위협만 높이고 있다”라며 “지난해 5월 서울시는 구조조정 인력감축안을 발표하고 구체화했다. 만약 이것을 막지 못하면 우리의 잘못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금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은 건강보험고객센터 역시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용역업체는 성과압박과 중간 착취를 서슴지 않는데 이로 인해 심신이 힘들어진 상담사들이 질병휴직을 신청하면 입원과 수술이 아니면 쓸 수 없다며 퇴사를 종용한다. 그리고 ‘힘들면 네가 알아서 쉬지 그랬느냐’, ‘건강관리 또한 프로의 자세’라고 이야기하면서 모든 아픔을 상담사의 책임으로 몰아세운다”라며 “정규직 직원은 감정 회복을 위한 힐링프로그램, 유급휴직, VDT 증후군 검사비 등으로 우울증과 근골격계질환으로부터 보호받지만, 비정규직인 우리는 아프면 연차를 써야 하고 임금손실을 감수하며 무급휴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씨는 유가족 또한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투쟁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구의역 김 군이 돌아가신 후에 일하다 죽는 비극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촛불을 밝히고 외치고, 14년간 기나긴 투쟁과 유가족들의 목숨을 건 투쟁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개월이 되었지만 여전히 죽음의 행렬은 그치지 않고 있다”라며 “구의역 김 군, 김용균, 김동준, 이한빛, 김태규, 홍수현, 김동균, 김일두, 정순규, 장애인 노동자 김재순, 평택항 이선호, 한전 과로사 노동자, 한익스레스 화재참사, 세월호 참사,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와 같은 우리의 부모, 아들딸, 형제들의 죽음을 갈아 넣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지만 새롭게 등장한 윤석열 정권이 자본가와 기업책임자처벌을 무력화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 등 별의별 책동을 다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공공운수노조 추모 기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접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한국마사회지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등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도 안전운임제 쟁취를 위한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3일 화물연대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선포한다.

참사가 일어났던 날인 5월 28일엔 민주노총 결의대회, 화물연대 총파업 결의대회, 비정규직 철폐 및 차별 철폐 투쟁 문화제, 추모식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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