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쪼개기'로 고용 불안 우려 확산

사무금융노조 "보험사, 불완전판매 관련 자회사에 책임 전가 꼼수"

보험업계에서 자회사형 GA(보험대리점)와 TM(텔레마케팅) 설립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인력 구조조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제판 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흐름이 결국 비용 절감을 통한 영업 부문 비차손 개선과 '조직 쪼개기'를 통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관련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생명보험업종본부·손해보험업종본부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험사들에 "직원들의 노동조건 저하 없는 고용 안정 방안을 수립하고 노사 간 합의하에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강력한 투쟁으로 화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 TM 설립 배경엔 사실상 △보험감독규정 개정에 따른 판매수수료 1200% 룰 대응 △전속설계사 고용보험 부담 회피 △전속설계사 이탈 방어 및 경쟁 유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판매리스크 회피 △고비용 내근인력 구조조정 등의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보험사들은 자회사 설립 근거로 보험 전문성 고도화와 경쟁력 제고를 이야기하고 있다.

노조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가 "윤석열 정권의 규제 완화 기조에 나팔수처럼 보험사의 무분별한 조직 쪼개기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라며 △보험의 본원적 업무에 대한 아웃소싱 규제 △GA 사업자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시 소비자 보호 감독 강화 △보험사의 일방적 부당행위·부당해촉으로부터의 설계사 보호 규정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일영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생명보험업종본부 본부장은 "몇 년 전 푸본현대생명, DGB생명은 영업 조직을 완전히 접어 내근 조직, 설계사 조직을 전부 초토화했다. 뒤를 이어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이 영업조직을 완전히 분리했고, 더 나아가 동양생명은 비대면인 TM조직까지도 떼어냈다"면서 하지만 "무작정 조직 쪼개기는 갖춰지지 않은 인프라로 인해 회사 내부의 업무 소통은 불통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고객들의 민원으로 연결돼 보험 시장의 교란이 야기된다. 내근 직원의 높아진 노동강도, 고용 불안이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금융감독 당국은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 등 과당 경쟁에 따른 보험모집 질서 혼란을 개선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달려오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자회사 전직 강요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수단으로의 활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허위·과장된 설명으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으나, 보험사들이 GA, TM 자회사를 만들어 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지적이다.

1990년대부터 2005년까지 흥국생명에서 일했던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불완전판매가 현재도 비일비재하다. 관련한 고객 민원으로 인한 다툼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이 때문에 원수사들은 쪼개기를 통해 영업 조직을 들어내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본사를 사실상 지주회사로 만들고 계약심사부 등 여러 가지를 아웃소싱 내지 다른 계열사로 만들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노동자들의 고용불안뿐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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