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공공운수노조] |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10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경고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0월 1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세 차례의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지난달 31일 쟁의조정은 결렬됐다. 지부는 대표이사의 교섭 해태로 제대로 된 교섭을 진행할 수 없었다며 사측의 일방적 단체협약 폐지 통고 철회, 3년째 미지급되고 있는 교통실비 지급, 인력 충원, 안전한 일터를 위한 대책 등을 요구했다.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내 돈 들여 어렵게 일해도 한 달 100만 원 또는 190여만 원 남짓 받는 것을 ‘노동자 왕국’ ‘노동자 잔치’라고 조롱받는 돌봄 현실에, 모든 돌봄노동자들의 자존심과 돌봄노동 전문성이 제대로 존중받고 안전한 세상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며 “황정일 대표는 단체협약 해지 통고를 당장 철회하고, 서울시민, 노동자들이 존엄하게 살 권리를 보장하라”라고 촉구했다.
서울시 산하기관의 돌봄노동자들의 파업에 나서는 배경엔 서울시가 공공돌봄을 축소하고 있는 배경도 있다. 오 지부장은 “서울시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공공돌봄인력을 확충하기는커녕, 돌봄을 민영화하겠다는 기조에 공공돌봄 축소를 도모하고 있다”라며 “지금의 정원도 턱없이 모자라는데 긴급돌봄운영이 강화되면서 위험의 외주화가 늘어가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최근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노원종합재가센터 폐업을 결정하면서 장애인 돌봄사업에 대한 공공성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황정일 대표는 다른 비정규직에 비해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들이 두 세배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며 노동조건 후퇴를 당연시하고 있다. 최근 타 노조의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이 병가 때 받는 임금을 삭감하고자 했고,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체계를 만들자면서도 별도의 인력 충원 계획을 잡지 않아 기존 노동자들은 업무 부담 과중을 우려하고 있다.
김정남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사무국장은 “젊은 보육교사들은 근골격계질환은 물론 방광염도 달고 산다고 한다”라며 “병가, 질병 휴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현장의 인력들이 감당하면서, 남아 있는 인력이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전했다. 김 사무국장은 “종합재가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문서비스직들의 업무강도는 더 열악하다”라며 “예상했던 업무와는 다른 업무로 인해 업무에 대한 고통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엔 성희롱, 감정노동의 어려움 등이 포함되는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연구용역을 통해 만든 ‘감정노동 보호매뉴얼’이 있음에도 매뉴얼에 의한 대처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지적됐다. 김 사무국장은 “매뉴얼을 적용해 진행하면 될 일도 노동자가 고통을 호소해야 겨우 적용해주는 시늉만 하거나, 그마저도 무시당한다”라고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성폭력에 대해서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아파도 쉬는 것이 곤란해지는 일터는 정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우리의 안전과 아프면 쉴 권리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수년째 입금하지 않은 교통실비를 받으러 다닐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돌봄노동자들과 서울시민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이들은 “코로나 시기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낸 돌봄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으로서 노동개악에 맞서 굳건히 투쟁하겠다”라며 “우리가 밀리면 더 나은 돌봄현장은 없다. 돌봄노동자들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들과 이용자 여러분이 우리를 지지해주고 함께 해달라”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