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사서원 예산 100억 삭감…“공공돌봄 말살 수준”

돌봄노동자 실수령액 191만 원 받는데 ‘방만 경영’ 문제돼

서울시의회에서 내년도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지자 “예산테러로 인해 서울시의 공공돌봄이 말살될 위기”라며 서사원 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그간 황정일 서사원 대표이사가 실수령액 191만 원의 노동자들에게 ‘월급 도둑’ 프레임을 씌워, 인건비 등 운영 문제를 촉발했다며 만약 삭감된 예산으로 인해 임금체불, 고용 등에 문제가 생기면 대표이사에 대한 법적 조치를 포함해,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에도 사태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29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삭감된 예산안을 복구해 서울시민의 공공돌봄에 대한 권리와 돌봄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황정일 대표이사와 서울시의회에서 지적하는 ‘고임금’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오히려 문제는 운영진과 관리자의 무능과 노조를 적대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예산 삭감 사태가 “돌봄노동자들이 월 225만 원의 고액 임금을 수령하고 있다는 황정일 대표이사의 입방정 때문”에 시작됐다며, “돌봄노동을 그저 알바처럼 시급제 노동으로 바라보는 황 대표이사의 시각과 오세훈 시장의 예산 삭감이 서울시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흐리게 만들고 노동자의 처우와 안정된 일자리마저 흔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오 지부장은 서사원에 대한 대규모 예산 삭감이 오세훈 시장이 시정 방향으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과 부합하는지 따졌다. 오 지부장은 “지난 3년여 동안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해 온 역할이 ‘취약계층들과의 동행’인데 어떻게 사회서비스원의 예산을 대폭 삭감할 수가 있단 말인가”라고 물으며 “우리는 시장님이 약자라고 지칭한 취약계층 노동자, 어르신, 장애인,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 또한 무수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코로나에 걸려 가며 수많은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라고 항변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서사원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을 100억 원 삭감하기로 했다. 애초 서사원은 서울시에 210억 원을 요구했지만, 신규사업을 지양하고 사업 운영시 잉여금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명목 하에 168억 원으로 삭감된 바 있다. 이후 서울시의회에선 최종적으로 100억 원을 더 삭감해 결국 68억 원이라는 예산이 편성됐다.

돌봄노동자 노동시간, 민간시장처럼 서비스 제공 시간만으로 따져선 안 된다는 지적도

그간 서울시의회에선 서사원이 돌봄노동자들에게 서비스 제공 시간과 관계없이 무조건 월 225만 원의 기본급을 지급하는 등 방만하게 예산을 운용했다며 지적해왔다. 황 대표이사 역시 서사원 노동자들이 실근로시간에 비해 임금을 높게 받고 있다며, 민간에서 92만 원 받아야 할 것을 이들은 223만 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자료 등을 배포해 적극적으로 알리며 노조와의 갈등을 촉발했다. 이에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서비스 제공 시간과 관계없이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고, 서비스 제공 시간 중심으로 노동시간을 따지는 것은 민간 서비스 시장이 확대해 나온 폐해라고 짚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돌봄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밝혀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으려 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사원 돌봄노동자들의 실수령액은 식비(13만 원)와 교통비(15만 원)를 포함해 176~190만 원 수준”이라며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기준 근무 시간으로 하며, 이 노동시간을 서울시 생활임금(시급 1만 766원)으로 환산했을 때 225만 원가량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소득세, 지방소득세 등을 공제하고 나면 실제로 받는 금액은 180여만 원이 채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더불어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시간엔 ‘실제 작업시간, 작업 준비시간, 교대시간, 근무지 간 이동시간, 회의시간, 조례 및 종례시간, 청소시간, 교육훈련시간, 체조시간 등 재단의 통제 하에 있는 시간과 재단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시간’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사원의 설립목적과 관련 법 제정 취지를 살펴봤을 때 기존 민간 돌봄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만들었기에 민간기관과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사원 노동자들은 황 대표이사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한 ‘서사원 돌봄노동자들의 짧은 서비스 제공 시간’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책임이 아닌 경영진의 책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는 “노동자들이 기본적으로 ‘근무명령’을 받아서 일하는 구조”라며 “서비스 제공 시간과 이용자를 늘리려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서비스 제공 시간이 낮은 문제는 서비스 제공시간을 늘리기 위해 이용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과 관리자, 대표이사가 받아야 하는 비판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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