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같던 뉴코아 노동자들의 434일

‘곰들의 434일 - 끝나지 않은 뉴코아노동자의 투쟁’, 메이데이

곰 같은 노동자들의 434일을 담은 책이 나왔다.

‘곰들의 434일 - 끝나지 않은 뉴코아노동자의 투쟁’, 이 책의 제목이다. 책의 주인공은 434일이라는 긴 시간을 곰 같이 우직하고 물러섬 없이 싸웠던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이다. 그리고 글쓴이는 뉴코아노조의 투쟁에 함께 했던 권미정 前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부본부장이다.

  곰들의 434일-끝나지 않은 뉴코아노동자의 투쟁, 권미정, 메이데이, 2008

지난 팔월의 마지막 날 뉴코아노조는 434일의 파업을 마치고 다시 자신의 일터로 돌아갔다. 뉴코아노조의 합의에 대해 언론들은 ‘백기투항’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하고, 어떤 언론은 감히 ‘굴복’이라는 단어로 1년을 넘기며 버텨온 그녀들의 싸움을 깎아내렸다. 마치 뉴코아노조의 승리를 계급적(?) 관점에서 바라왔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선정적인 제목을 쏟아 놓고는 끝이다. 이랜드그룹이라는 거대한 힘에 만신창이가 되어 죽기 싫어 파업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했던, 그리고 무시무시했을 434일의 시간을 보낸 그녀들을 또 다시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그런 글을 쓰고 말했던 기자들과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전국 투쟁이었고, 오랜 기간 진행된 투쟁이었다. 뉴코아노조는 현재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했고 노동자들은 힘든 일상으로 돌아갔다. 투쟁의 상처가 클수록 치유하고 다시 돌아보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런 면에서 뉴코아 노동자들이 자신의 434일을 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평가를 할 수 있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뉴코아노조가 조금만 더 기운을 차려 평가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자 한다”

이 책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한 몸이 되어 싸웠던, 매장점거 투쟁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가장 어려울 때 웃으면서 투쟁하려 했던, 끝까지 함께 가려 했던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의 얘기로 가득하다. 그리고 왜 그녀들이 파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녀들을 거리로 내 몬 비정규법의 실체는 무엇인지, 왜 뉴코아노조 조합원들과 같은 싸움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해 놓았다.

글쓴이는 “뉴코아노조 동지들의 투쟁이 가진 의미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책을 낸 이유를 소개했다. 합의라는 결과로 뉴코아노조의 곰 같은 434일이 사라지는 것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쓴이는 뉴코아노조가 스스로 싸움의 과정과 결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글쓴이는 “희망의 씨앗을 뿌렸으나 희망의 열매를 거두지 못한 투쟁도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라고 책머리에를 마무리했다. 지금 이시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사랑하는 나야 보아라. 너의 이 긴 싸움이 훗날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아니고, 당당하고 자랑스런 엄마였다는 것을 알거야. 지금 힘이 들고 슬프지만 내일을 위해 꿋꿋한 모습을 보여 다오. 너만 믿을게” - 뉴코아노조 조합원이 쓴 소망쪽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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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 책 , 뉴코아노조 , 곰들의 434일 , 권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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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짱

    과연 글쓴이의 말과,뉴코아 아줌마의 말처럼 자식들에게 패배한 싸움을 너을 위해서 했다고 이야기 한들 그 자식들과 자신들이 얻은것에 대한 후회가 없을까요? 본인의 경험과 옆에서의 경험은 엄현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 작은별

    /운짱 본인의 경험과 옆에서의 경험에 엄현한 차이가 존재함은 그 누구나 알 고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저한 차이에도 그들의 노력의 대한 증거와 성과를 증거로 남기고, 아흔 아홉 번의 패배를 기록하더라도 그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말과 말, 글과 글로 삶의 변혁을 바라는 그 작은 마음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닐까요? 단 한 번 승리가 그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에겐 패배의 기억도 중요합니다.

    후회, 아쉬움 그 모든 기억들이 최소한 자기 자신, 선후배, 부모자식, 동시대를 살아가는 민중에게 부끄럽지 않게 투쟁한 우리 노동자 형제 동지들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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