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이 끝났는가?

[진보논평] 한국의 좌파들은 또 다시 조용한 듯하다

공황이 끝났는가? 작년 이 맘 때 쯤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몰락하자 한국의 좌파들은 뭔가를 해 보려는 시늉을 했다. 영국에서 맑스의 <자본론>이 품귀 현상을 빚는다는 얘기도 떠돌았다. 쌍용차 투쟁에서 패배하고 된서리를 맞아서인가, 아니면 공황이 끝나서인가? 한국의 좌파들은 또 다시 조용한 듯하다. 작년의 그 자그마하던 몸짓마저 푸르른 가을 하늘 만큼이나 멀리 멀리 머리 위로 사라져버린 듯한 느낌이다. 가을 햇살은 따갑고 하늘은 푸르지만 가을 하늘 밑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지옥이다.

최근 나영이 사건이든 제주도에서 졸지에 사라져버린 남자 고등학생이든 영화 <추격자>처럼 세상이 잔인무도한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요즘 빵 셔틀이라는 놀이 아닌 참담한 이지메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른바 학생들이 귀족, 평민, 천민으로 나뉘어져 귀족을 자처하는 날라리들이 범생이거나 순진탱이인 천민 학생에게 빵 배달에 돈 배달에 온갖 것들을 주문한다. 고등학생들도 이젠 눈치를 챈 모양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한국 사회의 계급 격차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아예 내 놓고 강 부자 정권을 자처하면서 부자들에게 올인(all in)하는 계급사회의 모습을 학교의 아이들도 몸으로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애꿎게도 얌전한 아이들이 학대당하는 것이지만, 아이들 사이에 귀족과 천민들이 존재하는 학교는 또한 얼마나 지옥일 것인가!

경제고 교육이고 사회고 기 흐름이 완전히 폐색된 세상에 살다 보니 한국의 좌파들이라고 해도 그런 지옥을 감내하고 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한국 사회라는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파김치가 되었지만 그 몸 구석구석에서 그 나마라도 숨을 쉬고 있는 세포 안에서 꾸물꾸물 거리며 소주 한 잔에 위안을 받고 살아간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몸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체념 하자니 그것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 명박 정권이 작년 촛불에 대한 보복을 전방위적으로 하고 있다. 노조 죽이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국노총도 발끈하고 나섰다. 하지만 뒤가 켕긴다. 민주노총 위원장도 새로 임명된 노동부 장관 첫 인상이 좋다고 했단다. 노동부 장관이 인간인 줄 아는 모양이다. 노동부 장관은 이명박 정권의 국가 장치, 그것도 노동과 연관된 중요한 국가장치일 뿐이다. 그런 국가 장치를 이명박 정권이 왜 마련했을까? 아무리 무뇌 정권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 앞에서는 머리가 비상한 정권이 이명박 정권이다.

굳이 김수행 교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아직 진짜 거품은 터지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늘 지뢰를 안고 살아가는 자폭형체제이고 그 안에 둥지를 튼 국가는 자살국가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제시된 결론에 따라 충실하게 운동을 해 왔다. 자폭형 체제 앞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운동, 생존권을 보장하는 운동을 충실하게 해 온 것이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다른 유산에 대해서는 한국의 좌파들이 둔감한 듯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완성도가 높은 유산이지만 마르크스의 유물론적인 역사이론은 미완성 프로젝트다. 자본주의의 착취와 수탈에 맞선 투쟁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저임금 직업으로 넘쳐나는 일본의 1980년대로 회귀하는 마당에 이제는, ‘누가 노동자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존의 관성적인 노동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청사진을 한국의 좌파들이 제시하고 노동운동에 제안해야 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충실한 노동운동만이 아니라 마르크스의 다른 유산에 충실한 노동운동·계급운동을 새롭게 실천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생산자계급의 코뮨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생산자계급들의 코뮨이 건설되지 않으면 노동운동은 국가에 완벽하게 포섭되고 말 것이다.

한 번 상상해 보자. 또 다른 나라, 또 다른 국가는 어떻게 가능한가. 우리들의 국가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태그

노동운동 , 공황 , 좌파 , 맑스 , 마르크스 , 계급운동 , 계급 , 자본론 , 이명박 정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득재(진보전략회의)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펌글

    모든 동ㆍ식물은 영양분을 공급해야 존재할 수 있으며 인간은 먹어야 살고 먹는 것은 노동으로만 창출됩니다.

    자연에서 맺어지는 열매 하나도 채취하고 운반하는 노동을 거쳐야 사람이 먹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먹을거리는 농민과 어민이 땀 흘려 채취하거나 재배ㆍ수확한 물질이지만 농민, 어민이 포획ㆍ재배ㆍ수확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망ㆍ어선ㆍ도구 등과 농기구ㆍ쟁기ㆍ기계들은 노동자들의 땀 흘린 노동으로만 생산됩니다.

    인간이 먹는 것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날씨가 추우면 몸을 따습게 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의복이 있어야 하며 발바닥을 보호하는 신발이 있어야 합니다.

    눈보라와 살을 에는 찬바람, 뜨거운 태양 볕과 비바람 그리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고 노동 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취득한 물질을 보관할 수 있는 주택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인류생존의 필수품을 의ㆍ식ㆍ주라고 규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 한 방울, 전기, 의류, 주택, 컴퓨터, 자동차, 기차, 비행기, 전쟁물자, 기름, 도로, 신발, 가스등 그 무엇이라도 노동자들이 땀 흘려 창출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대학교수가 가르치는 책 한권, 종이 한 장과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화폐와 화폐로 구입할 수 있는 모든 물질이 노동으로 창출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은 노동자,농민,어민의 땀 흘린 노동으로 지구상의 전체 인류가 사는 것이며 이것이 세계 전체 인류가 되었던 아니면 국가 단위나 지방단위로 나뉘든 간에 인간이 살아가는 경제[economy]의 실체입니다.

    상인이란 노동자.농민.어민이 생산한 물질을 팔아 이윤을 남겨 사는 것이며 사무직은 노동자들을 관리ㆍ통제란 핑계로 억압하거나 생산한 물질을 고가에 판다는 핑계로 먹고 사는 것이지 노동자.농민.어민 외는 그 어떤 직업도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ㆍ식ㆍ주를 해소 할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하지 못합니다.

    현 체제가 주장하는 화폐란 아무리 산더미처럼 쌓아 놓아도 거기서 인류가 마실 물 한 방울, 쌀 한 톨 생성되지 않고 썩으며 악취만 풍길 뿐 임에도 체제에 길들여지고 세뇌되어 화폐와 시장이 경제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폐는 교환수단이기도 하지만 축적수단임과 동시에 착취수단입니다.

    현 체제는 공정하게 분배할 수 없는 분배불균등 때문에 소수는 화폐로 성을 쌓고 살 만큼 부를 축적하지만 다수는 소득이 없어 생활고를 비관하며 자살하거나 굶어 죽는 금융공황이 필연적으로 발생됩니다.

    금융공황[financial crisis]이 발생하여 시중에 돈이 돌지 않으니 은행이 무작위 적으로 대출해준 것이 모기지론입니다.

    대출받은 화폐가 생산에 투입되지 못하고 부동산투기로 몰려 부동산가격을 폭등시키며 서민들의 고혈을 빨았지만 환급시기가 도래했는데 부동산을 구입해야 할 서민들은 빈곤해 구입할 수 없으니 매매되지 않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서 발생된 것이 금융권 부실로 표현하는 금융대공황입니다.

    금융공황은 많은 부동산을 금융권 소유로 만들지만 매매되지 않는 부동산으론 수익이 발생되지 않아 금융권들이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므로 가격이 폭락하는데 건설사들이 생존하기 위해 주택을 짓기 때문에 짓는 만큼 가격은 더 폭락하는 것입니다.

    현 체제에서 양심을 버린 각종 패악질과 수단방법 안 가린 도적질로 부를 거머쥔 자들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거대공장을 짓고 대량생산을 위해 자동화시스템을 만들고 노동자를 짓밟으며 다 팔지 못 할 만큼 많은 물질을 생산하니 과잉생산공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최고로 발달된 현 체제가 직면한 세계적 경제위기[world economic crisis]의 본질입니다.

    공황기에 기득권을 차지한 자들은 저희들끼리 누리고 살겠다며 노동자를 해고하면 해고한 만큼 소비자가 줄고 비정규직으로 쥐꼬리만큼 월급 주면 소비할 돈이 없어 물건을 못 사게 되니 기업이 아무리 많은 상품을 생산해도 팔지 못해 기업도 망하고 인민은 기아에 허덕이다 굶어죽어[famish]야 하는 인류의 종말이 왔습니다.

    원시시대와 노예제를 거쳐 봉건제를 무너트리고 1800년대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물질을 생산하며 발전한 현 체제는 영원히 해소할 수 없는 분배불균등이라는 모순 때문에 역사발전과정의 체제종말이 왔으므로 이제 억눌린 민중들이 투쟁으로 새로운 분배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생산한 물질은 넘쳐나고 도적놈들은 호의호식하며 해외여행이나 다니는데 수많은 인민들은 죽도록 노동하고도 돈이 없어 하루에도 수 십 명씩 생활고를 비관하여 자살하고 굶어죽어야 하는 삐뚜러진 체제를 둘러엎고 공정한 분배체제를 만들어야 할 역사변혁기입니다.

    노동자,농민,어민의 땀 흘린 노동으로 지구 전체인구가 먹고사는데 양심을 버린 착취꾼,사기꾼,투기꾼,도박꾼 등 도적놈들만 누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착취수단인 화폐를 폐지하고 분배불균등을 발생시키는 생산수단과 토지의 개인사유를 몰수(근절ㆍ폐지)하여 사회화ㆍ공동화해야 합니다.

    집단 또는 무리에서 생산되는 재화는 집단 또는 무리 전체 삶을 위한 것이지 극소수 착취자나 도적놈들만 황제처럼 누리고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동구권과 사회주의라고 칭하던 국가들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니라 국가 자본주의 또는 부패한 관료독재 국가였습니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시작되었던 소비에트와 많은 거짓 사회주의국가들이 몰락한 것은 현 체제가 도입하고 있는 대의제(거짓민주주의)라는 관료독재와 현 체제와의 경쟁(전쟁무기와 화폐경쟁)때문에 패망한 것입니다.

    민주주의란 모든 인민들이 경제적 권한적 차별 없이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다수의 의사를 집행하는 것 임에도 다수는 선출만 할 수 있고 정책이나 법률제정에 참여하거나 권한은 행사할 수 없는 거짓민주주의(대의민주주의) 때문에 선출된 자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다수를 억압하고 갈취하는 독선과 독재가 가능한 것입니다.

    인민들의 노동력에 기생해 먹고사는 선출직과 임명직 관료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인민을 억압하며 누리고 살아가는 제도를 폐지하려면 선출직의 임기를 없애고 관료도 시험을 거치거나 선출직이 임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들이 직접추천ㆍ선출해야 합니다.

    소수 인민이라도 언제든지 선출직과 관료들을 소환하여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직접민주주의를 만들면 독선과 독재만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보므로 현 자본독재를 폐지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됩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모든 법률을 폐지하고“반민주 금지법”을 만들어 타인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타인위에 군림하며 지시하고 지배하는 강압 행위들을 처벌하면 모두가 차별 없이 평등하며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생산수단과 부동산(국토는 전체국민 몫이지 개인소유가 될 수 없다)그리고 착취수단인 화폐를 폐지하고 현 체제에서 조직을 관리하기위해 특권의식을 조장하며 인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법권을 휘두르는 관료사회를 소멸시켜야 합니다.

  • qnseksrmrqhr

    노총들의 탈바꿈이 필요한 시간이 되었다...그들도 생산자계급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는것 그건 평등의 본질이 아니었던가?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늘어 놓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